[주목! 이 경기] 男 농구, 中 상대로 'AGAIN 2002'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26 07: 52

여자농구는 억울하게 분패했다. 하지만 아직 남자농구가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어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남자농구가 최후의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에 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 남자농구는 26일 오후 8시 광저우 인터내셔널 스포츠아레나에서 중국과 결승전을 벌인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꿈꾸고 있는 남자농구는 전날 결승에서 오심으로 석패한 여자농구의 한풀이와 함께 2002년 영광 재현을 꿈꾸고 있다.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한판 승부에 나서는 것이다.
▲ 철저한 준비
한국이 아시아 무대에서 결승에 오른 건 지난 2003년 하얼빈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2005년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5위, 2007년 도쿠시마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 2009년 톈진 아시아선수권대회 7위에서 나타나듯 계속해 하강곡선을 그렸다.
 
대회마다 역대 최악의 성적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에 그치며 농구계 전체에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다. 두 차례의 전지훈련과 함께 비시즌 5개월 가까운 시간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만수' 유재학 감독의 지휘 아래 강훈련을 거듭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그 성과를 보이고 있다. G조에서 4승1패로 조 2위를 차지한 한국은 8강전에서 필리핀, 준결승에서 일본을 차례로 꺾으며 무난하게 결승에 올랐다.
 
필리핀전과 일본전에서 다소 고전하는 인상을 줬지만 오로지 결승에서 만날 중국을 생각하고 철저하게 전력 노출을 꺼리고 있는 대표팀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은 오직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 보완해야 할 점은
한국은 필리핀전과 일본전에서 다소 불안함을 나타냈다. 수비에서는 100% 전력을 가동하지 않았지만 공격이 쉽게 풀리지 않은 탓에 고전했다. 필리핀전에서 3점슛을 18개 중 6개를 넣는 데 그치더니 일본전에서도 3점슛을 23개를 던져 7개밖에 적중시키지 못했다. 3점슛 성공 개수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3점슛 성공률도 31.7%로 낮았다.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공격에서 풀어주지 못하면 이기기 어렵다. 수비와 조직력 위주로 선수를 선발하다보니 공격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 이규섭 김성철 등 베테랑 슈터들이 해결해줘야 한다.  
속공의 부재도 아쉬운 대목이다. 필리핀전과 일본전에서 한국은 단 하나의 속공도 기록하지 못했다. 좀처럼 속공으로 빠르게 밀고 나가지 못하면서 흐름을 타지 못했다. 김주성 이승준 오세근 등 빅맨들의 스피드가 좋다는 점에서 속공의 빈도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
 
세트오펜스에서 중국의 벽을 감안하면 한국에 있어 속공은 필수적이다. 예선 중국전에서 한국은 3개의 속공을 기록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과감하게 속공을 전개할 가드진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세트오펜스에서 미미한 가드진이 속공에서라도 위력을 발휘해야 한다.
▲ AGAIN 2002
중국의 만리장성은 한국농구에 언제나 높은 벽이었다. 역대 전적에서 중국에게 10승28패로 뒤지고 있다. 200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야오밍이 대활약한 중국에 49-93으로 대패했고,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52-68로 완패했다. 현격한 높이 및 전력의 차이를 실감해야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중국에 66-76로 패했지만 점수차가 10점차밖에 되지 않았고 경기 내용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서 희망을 가졌다. 결코 못 오를 벽이 아니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유재학 감독도 비장의 수비무기를 들고 잔뜩 벼르고 있다.
중국이 토너먼트에서 고전했다는 점도 한국에는 희망적이다. 중국은 8강전에서 카타르에 4쿼터 막판 2점차로 쫓기며 71-66으로 신승했다. 뒤이어 준결승전에서도 이란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68-65로 어렵게 이겼다. 중국의 전력이 과거처럼 압도적이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
 
한국으로서도 해볼 만한 승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농구는 믿기지 않는 대역전극을 이뤄내며 중국을 연장 접전 끝에 102-100으로 꺾고 20년 만의 금메달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바 있다.
2002년과 비교하면 김주성과 이규섭을 제외한 모든 멤버가 바뀌었지만 꿈은 유효하다. 기적을 향한 최후의 승부 그 결전의 날이 밝았다. 과연 남자농구가 정상에서 중국을 꺾고 최후의 승자가 수 있을지 그 결과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