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범인 아닌 줄 알았는데 진짜로 이동석이였어...”“부당거래를 재밌게 봤는데 좀 이해가 안가서요. 이동석이 결국 진짜 범인이라는 얘긴데, 경찰들이 수사할 때 보면 아내랑 딸이랑 옥상에서 행복하게 고기도 구워먹고 말이죠. 그럼 이런 게 다 알리바이를 위한 연극인가요? 딸이 진짜 딸이 아니고 성추행 한 아동들 중 하나인건지 아내는 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네요” “이동석인가? 그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었잖아요. 근데 마지막에 이동석 딸은 친딸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그럼 이동석이 진짜 범인이에요?”
현재 25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영화 ‘부당거래’,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각 인터넷 사이트에 영화를 본 후기를 남기면서 가장 의문점을 갖고 있는 부분으로 대국민을 상대로 벌인 살인사건 조작 이벤트의 희생자이자 진짜 범인인 ‘이동석’을 꼽았다. 다수의 질문을 던지며 이동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놓고 있다.
‘부당거래’에서 이동석을 연기한 배우는 1974년생 배우 우돈기. 우돈기는 대중적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수의 연극무대와 영화에 출연하며 얼굴과 자신의 존재감을 임팩트 있게 알리고 있는 배우이다. 우돈기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동석에 대한 미스터리를 낱낱이 풀어봤다.

- 처음부터 이동석이 범인이라는 것을 스스로는 알고 있고, 하지만 초반에는 관객들이 아무도 모르는 대국민 사건 조작 이벤트의 희생자로 연기를 해야 했다. 그 부분에서 연기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정말 그 부분이 제일 어려웠다. 마지막에 반전이 있기 때문에 제가 반전을 염두 해 두고 연기적으로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인지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그 결과 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났다. 반전 자체는 연출적인 부분이니까. 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관객들이 처음에 보기에는 착하고 선량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연기를 했다.
- 자신이 진짜 범인인 상황에서 조폭 건설업체 대표로 출연하는 유해진의 1억원 거래 제안을 받아들이기가 더 어려웠을 수도 있다. 실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면 자신이 진짜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졌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1억원의 제시와 폭력 앞에 그 거래를 받아들였다.
▲이동석의 인물을 보면 손가락도 하나 잘려져 있다. 그렇게 삶 자체가 어릴 때부터 힘들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돈 때문에 분명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고, 아동성추행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1억이라는 돈 앞에서 이동석이라는 인물은 충분히 딜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잠시 조사를 받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나가면 자신의 와이프와 딸에게 남겨진 1억원이 자신의 돈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딜을 할 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이동석은 와이프한테 전화를 해서 통장 잘 챙기고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 듣지 말고 잘 지내라고, 금방 나간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정말 이동석이 범인이 아니고 가족들을 챙기며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피해자로 생각을 하며 속아 넘어갔다.
▲이동석이 와이프한테 통장과 도장을 잘 가지고 있으라는 의미는 결국 와이프가 아니라 내가 나가면 내가 갖게 되는 것이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서브 텍스트로 설명을 드리자면 아동성추행의 경험이 있는 이동석이 유치원 차를 운전하면서 그 딸을 보게 되고 그 딸한테 접근을 하니까 엄마가 지체장애자인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엄마한테 먼저 접근을 해서 같이 살게 되고 결국 나중에는 그 딸을 성추행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인물이다.
- 국선변호사와 취조를 받을 때도 인상적이었다. 정말 감옥에 가지 않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취조가 시작되면서는 이런 상황이 아니라는 불안한 표정이 가득했다.
▲이동석 입장에서는 장석구(유해진)가 정신병자로 처리를 해주면 감옥에 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약속이랑 다르게 국선변호사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그 말 자체가 감옥에 간다는 말이고. 자신은 1억원만 받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두려움에 떨게 된다.
- 영화 ‘부당거래’에 어떻게 캐스팅됐는지.
▲류승완 감독님이랑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찍었다. 그때는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번에 이동석 역으로 많은 연극배우들이 오디션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 그쪽 연출부에서 제가 한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라는 연극을 보고 저를 추천해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쓰레기 소각장에서 맞는 신이 가장 힘들었다. 맞는 것은 아프지 않았는데 쓰레기 가스가 너무 심해서 고생을 좀 했다. 그곳은 부산에서 제일 큰 쓰레기 소각장이다. 상당히 규모가 크다. 영화에서 보면, 쓰레기가 올라오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되게 깊다. 그 곳에서 쓰레기 가스가 심하게 나왔다. 스태프들은 마스크를 쓰고 촬영을 했는데 배우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12시간 정도를 내내 그 가스를 전부 맞고 연기를 했다. 연출부 중에서는 그 촬영 이후에 병원으로 간 사람들도 있었다.
- 유해진에게 끌려가서 그 수하들한테 심하게 두들겨 맞는데 그 장면에서 다치지는 않았는지.
▲안전 상황에 대해서 류승완 감독이 상당히 민감하시다. ‘배우들은 다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되게 강하게 있으셔서 액션 신이 있을 때 철저하게 미리 준비를 하신다. 그리고 저는 맞을 때 몸에 아대를 하고 있기도 해서 많이 아프지 않게 촬영을 했다.

-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는지.
▲너무 좋았다. 흔히 저희들끼리 하는 말인 ‘선수들’이 하는 것이니까 연기하기도 너무 편했다. 다만 국선변호사로 나오는 황병국 감독님이랑 할 때는 좀 엔지를 많이 냈다. ‘나의 결혼 원정기’를 찍으신 감독님인데 이번에 국선변호사로 출연하셨다. 근데 연기하는 게 주된 게 아니시다보니 촬영할 때 대사를 자꾸 까먹으시고 한 10번 정도 냈다. 그때 좀 많이 힘들었다(웃음).
- 영화 ‘부당거래’는 작은 역할도 모두 살아 있다. 캐릭터마다 개성이 있고 잘 보인다. 250만 흥행은 살아 있는 각 캐릭터들이 기여한 부분이 컸다고 본다.
▲다들 잘 보이는 역할이고 작은 역이라도 배우들이 잘 해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조금 나오는 배우들도 연기가 다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류승완 감독님도 연기를 하셨던 분이라서 캐스팅 자체에서 이 배우들은 어느 정도 연기를 해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캐스팅을 하신 것 같다.
- 앞으로 또 어떤 감독님과 작업을 하고 싶은지.
▲다들 그렇겠지만 봉준호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과 한번 작업을 하고 싶다. 사실 ‘살인의 추억’에서 백강호 역할을 두고 제가 마지막 오디션까지 갔었다. 그 이후에 7,8년 못 봤는데도 이번 영화 끝나고 뒤풀이 장소에서 봉준호 감독님을 봤는데 저를 기억하고 계셨다. 그때 오디션을 사무실에서 보지 않고 야산에서 봤다. 캠코더 3대 와 있고 봉준호 감독님이 대사 쳐주시고 그랬다. 되게 신기했었다. 그때 이야기를 하시면서 저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했다.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배우로서는 영광일 것 같다.
- 앞으로 배우로서의 포부가 있다면.
▲저는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할 것 같고 좋은 작품 좋은 배역이 있다면 많은 역할 캐릭터들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무래도 배우에게는 이미지가 되게 중요하긴 한데 한정된 이미지를 깨고 여러 가지 장르를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crystal@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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