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전 그 설렘 그대로…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11.26 17: 10

리마인드 허니문 즐기는 중년 부부 늘어
[이브닝신문/OSEN=정유진 객원기자] 늦가을의 정취가 최고조에 이른 11월의 어느 날. 나이 지긋한 중년 커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과거 신혼여행을 온양온천으로 떠났던 부부들로 아산시에서 주최한 ‘온양온천 옛이야기 투어-리 마인드 허니문’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다. 쌀쌀한 날씨지만 부부가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버스에 몸을 싣고 첫 번째 행선지인 ‘외암 민속마을’로 향했다.
“어머, 이거 진짜 옛날에 보던 물건이다!”

옛 생각이 절로 나는 듯 요리조리 살펴보며 전시물들을 보는 부부들의 탄성이 연이어 터진다. “옛날에 이런 물건 많이 썼는데 지금 보니까 무지 신기하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옛 물건들을 마주하니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는 참가자들. 추억의 물건도 반갑지만 부부가 함께 나선 오랜만의 나들이에 더 즐겁다. 부부들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산책을 하거나 한쪽에 마련된 전통놀이 ‘투호’도 즐긴다.
다음 코스는 ‘악극 아빠의 청춘’ 공연장이다. 배우들이 추억의 노래를 열창하자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브라보~브라보~아빠의 청춘!” 흥겨운 노래자락에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삶에 치여 공연장을 찾을 여유가 없었던 부부들은 모처럼 추억에 젖어 든다.
이번엔 디너파티 현장. 평생을 함께 해온 배우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 되자 뜨거운 사랑의 서약이 이어진다.
“여보, 지금까지 한결 같은 마음으로 부족한 저를 사랑해주고, 자상하고 성실한 아빠로 자녀들에게 모범이 되어주어서 고마워요. 우리 항상 건강하고 아름다운 노년 잘 만들어가요.”
쑥스럽지만 애틋한 사랑의 맹세를 한 부부들은 뜨거운 키스 세례를 퍼부으며 배우자를 향한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기도 한다.
평택에서 왔다는 안국신, 이인구 부부는 올해로 결혼한지 44년째다. 부부는 “신혼여행 갔던 곳을 다시 찾아와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예전이랑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어 피곤한 줄 모르겠어요”라며 웃음짓는다. 평생 함께 해온 내 편이라는 생각 때문에 따뜻한 말 한마디할 줄 모르고 살았다는 부부는 신혼여행지를 다시 찾아와 옛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사랑했던 그 시절이 새록새록 기억난다며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소감도 밝힌다.
황혼 이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며 이슈가 되는 시대.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로 살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노력이 요구되는 요즘, 리마인드 허니문을 즐기며 배우자의 소중함을 다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달콤했던 신혼 시절을 떠올리다 보면 평생 내 곁을 지키며 인생을 함께 해온 소중한 이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더욱 커지지 않을는지. 배우자를 향한 감사의 마음이 황혼을 아름답게 물들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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