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 잘 싸운 男 농구, 희망과 과제 발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26 22: 31

잘 싸웠다. 그러나 한끗 차이로 울어야 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대표팀이 결국 결승에서 아쉽게 졌다. 한국은 26일 인터내셔널 스포츠아레나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남자농구 결승에서 71-77로 패배했다.
 

4쿼터 막판 맹추격전을 벌였지만 끝내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배의 분루를 삼켜야 했다. 비록 8년 만의 금메달에 실패했으나 최근 몇 년간 중동세에 밀렸던 한국으로서는 자존심을 되찾은 은메달이었다.
▲ 잃어버린 흐름 돌아오지 않다
한국은 좋은 경기를 했다. 2쿼터 중반 한때 37-31로 리드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내외곽으로 원활하게 볼이 잘 돌았고, 조성민과 이승준의 3점슛까지 터지면서 중국을 압도했다.
 
특히 조성민은 부지런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과감한 돌파, 고감도 외곽슛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이승준도 중국의 간판 왕즈즈를 1대1 수비에서 블록슛하는 등 힘으로 막아냈다. 중국을 상대로 6점차 리드 점수를 잡으며 분위기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이 분위기를 한국은 이어가지 못했다. 트래블링에 턴오버가 속출하면서 어렵게 잡은 흐름에 중국에게 내주고 말았다. 2쿼터 막판 중국은 왕스펑의 포스트업 득점과 쑨웨의 내외곽을 넘나드는 원맨쇼에 12점을 연속으로 내줬다. 점수는 순식간에 37-43으로 뒤집어졌다.
 
결과적으로 2쿼터 막판을 12-0으로 밀린 것이 치명타였다. 결국 이 점수차를 경기 막판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으로서는 가장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파울트러블과 골밑 약화
파울이 문제였다. 2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8점을 몰아넣고 수비에서도 왕즈즈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던 이승준이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이 걸린 것이 뼈아팠다. 결국 이승준은 후반 더 이상 득점하지 못했고, 평소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웠다.
 
'기둥' 김주성도 4파울로 4쿼터에 움직임이 줄었다. 골밑의 중심이 되는 두 선수가 파울트러블에 빠지자 한국은 수비에서 지역방어를 쓸 수밖에 없었고 이때 외곽포와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24-28로 근소하게 뒤지며 비교적 선전했다. 그러나 중국에게 공격 리바운드만 무려 10개를 내줬고, 4쿼터에는 리바운드에서 14-8로 뒤졌다. 승부처에서 중국의 높이가 힘을 발휘한 것이다.
 
4쿼터 막판 한국은 강력한 전면 강압수비를 바탕으로 중국의 턴오버를 유도하며 실마리를 찾았지만 확실한 골 메이드가 되지 못하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고비마다 나온 턴오버가 아쉬웠다. 이날 한국은 16개의 턴오버로 중국(9개)보다 훨씬 많았다.
▲ 희망과 숙제 확인하다
한국은 이날 총 18개의 3점슛을 던져 9개를 적중시키며 양과 질에서 고감도 외곽슛을 자랑했다. 특히 조성민은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적중시키며 전문슈터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또 하나의 키워드였던 속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원하게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 양동근은 3점슛 2개 포함 이날 한국에서 가장 많은 17점 4어시스트로 활약했으나 고비마다 아쉬운 턴오버와 슛 미스가 나면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적으로 마무리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비록 8년만의 금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몇 년간 아시아농구의 변방으로 밀려났던 한국으로서는 자존심을 되찾은 은메달이 아닐 수 없다. 이승준의 발견과 조성민의 대활약은 향후 대회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5개월간 철저하게 준비한 노력이 최상의 결과를 내지 못했어도 최소한의 성과는 냈다.
 
물론 향상된 골밑에 비해 약세를 보인 가드진의 보강과 전문슈터 발굴 등 보완해야 할 숙제들을 확인한 것도 소득이다. 이제 남자농구는 내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겨냥한다.
waw@osen.co.kr
 
<사진> 광저우=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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