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이승준-조성민, 광저우서 발견한 '희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27 07: 49

8년 만의 금메달을 향한 여정은 은메달로 아쉽게 끝맺었다. 그러나 한국 남자농구는 희망을 발견했다. 광저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다. 광저우에서 발견한 희망, 이승준(32·삼성)과 조성민(27·KT) 때문이다. 그들이 새로운 국제용선수의 면모를 과시하며 다음을 기대케 만들었다.
귀화 혼혈선수에게 주어진 한 장의 카드를 움켜 잡았던 이승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8경기에서 평균 19분39초를 뛴 이승준은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13.5점 6.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특히 야투성공률이 65.6%에 이를 정도로 고감도 슛 적중률을 자랑했다. 골밑슛뿐만 아니라 중거리슛 그리고 3점슛까지 영역을 넓혔다. 3점슛도 13개 중 6개를 넣어 3점슛 성공률이 46.2%에 달했다. 높이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골밑 풋백 득점과 팔로업 덩크도 이승준의 몫이었다.
이승준은 전태풍과 경쟁을 통해 귀화선수 1명의 자리에 들어갔다. 당초 전태풍이 유력해 보였지만, 유재학 감독은 높이 보강 차원에서 이승준을 낙점했고 그는 그 이유를 증명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높이와 힘을 앞세운 블록슛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중국과 결승전에서도 2쿼터에 왕즈즈를 블록슛하는 등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단번에 사기를 끌어올리는 덩크슛은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 그동안 한국농구에서 볼 수 없었던 운동 능력으로 지켜보는 팬들의 두 눈을 즐겁게 했다.
이승준 못지않게 조성민의 활약도 눈부셨다. 노력파 선수답게 혹독한 훈련을 모두 다 소화하며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은 조성민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유감없이 떨쳤다. 8경기에서 평균 21분57초를 소화한 조성민은 평균 10.4점 1.9어시스트로 이승준-김주성(12.0점)에 이어 대표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조성민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외곽슈터였다. 야투성공률이 56.9%였으며 3점슛도 31개 중 18개를 적중시켰다. 경기당 2.25개를 넣으면서 3점슛 성공률이 58.1%에 달할 정도로 양과 질에서 돋보였다.
조성민은 포워드지만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양동근과 함께 백코트를 형성했다. 외곽에서 포스트맨의 스크린을 이용한 과감한 골밑 돌파나 2대2 플레이로 공격의 다양화를 이끌었다. 부지런히 빈 곳을 찾아 움직이며 득점 찬스를 노렸다.
 
단순한 한국의 공격루트를 그나마 다양하게 만든 선수가 바로 조성민이었다. 전문 분야가 아닌 3점슛도 받자마자 주저없이 쏘는 과감성으로 막힌 곳을 뚫어주었다. 수비에서도 특유의 승부근성으로 유재학표 전면 강압수비에 앞장섰다.
이승준과 조성민은 내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준의 높이는 김주성과 함께 대표팀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었다. 조성민의 과감함과 끈질김은 공수에서 말 그대로 알토란 같은 것이었다.
 
내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광저우에서 발견한 두 희망이 런런으로 가는 길을 터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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