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 예능 '무한도전' 위기론이 또 여기저기서 모락모락 솟고 있다. 시청률이 조금 떨어지거나 멤버 이동이 있을 때면 늘 벌어지는 상황이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위기였다"는 반어법으로 일부 비난 여론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렇다면 왜 MBC의 장수 예능이자 간판 프로인 '무한도전'이 수시로 위기론에 시달리는 걸까.
무엇보다 첫째 이유는 '무한도전'이 갖는 국내 예능 프로로서의 상징성과 무게 때문이다. '인기가 없으면 안티도 없다'는 요즘 인터넷 속설이 이를 방증한다. '무한도전'은 한때 전국 시청률 30%를 넘나들며 예능 선두를 질주했고 최근 예능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 방식을 국내에 처음 전파한 원조 프로다.

당연히 고정 팬이 많고 이들의 '무한도전'에 대한 강한 충성도 역시 다른 반짝 인기 프로들에 비할바가 아니다. '무한도전'의 인기와 재미가 예전만 훨씬 못하다며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13~18%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27일 방송분은 AGB닐슨 집계 결과 15%를 기록해 같은 시간대 SBS 라이벌 '강호동의 스타킹' 15.6%와 접전을 벌였다.
둘째는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토요 예능의 시청률 파이가 줄어들었고 '무한도전'의 시청자층이 점차 좁아지는 양상을 보이는 까닭이다.
현재의 '무한도전'이 15%를 저지선으로 받쳐주는 확실한 고정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장수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전성기 때 30%를 넘나드는 시청률 속에 남녀노소 누구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쉬운 현실이다.
이는 TV 예능의 소재와 포맷에서 끊임없이 실험하고 도전하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편한 자리와 안전한 구도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운 자극을 찾아 계속 도전장을 내미는 국내 리얼 버라이어티쇼원 원조 연출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한 득과 실이 따른다. 기존의 뻔한 예능에 지치고 싫증 났던 젊은층들이 '무한도전'의 4차원적 구성에 열렬히 환호하고 성원을 보내는 게 득이라면 토요일 저녁 시간대 무난하고 쉬운 예능 프로를 원하는 중 장년층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을 이탈하는 현상이 바로 실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또다른 장점은 매 특집마다 컨셉과 전개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레슬링 특집' 등에서는 장년층을 포함한 전 세대가 감동하는 소재로 열기를 불태웠다. 프로그램 출발 때부터의 '무모한' 실험정신으로 젊은 시청자의 시선을 계속 사로잡으면서 중 장년들도 고개를 끄덕이고 웃을수 있는 소재와 포맷을 지금처럼 계속 찾고있는 한 '무한도전'의 위기론은 뜬금없는 헛소문일게 분명하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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