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못했던 곳에서 큰 수확을 얻을 때 우리는 효자 종목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한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였다. 사격, 펜싱, 볼링 등 많은 종목들이 새롭게 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효자 종목의 선봉은 누가 뭐래도 사격이었다.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개(은메달 6, 동메달 7)를 얻어냈다.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을 경신한 수치이기도 했다. 지난 대회 성적이 금메달 3개(은메달 7, 동메달 1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놀라울 뿐이다.
이런 성과는 대한사격연맹의 철저한 광저우 대비책에 있었다. 변경수 감독은 그 계획에 따라 각 종목에 선수들을 배분했고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광저우 특유의 거센 바람이 우리 대표팀이 훈련한 창원 사격장과 유사하다는 행운도 있었다.

펜싱도 사격에 못지않은 감동을 안겼다. 펜싱은 10종목에서 금메달 7개(은메달 2, 동메달 3)를 따냈다. 역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의 성적(금메달 4, 은메달 7, 동메달 3)을 훌쩍 뛰어 넘는 성적이었다. 남현희 외에도 구본길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발굴한 것도 놀라웠다.
펜싱이 이번 대회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은 역시 한국만의 기법을 만들어냈다는 데 있었다. 한국의 빠른 발에 강호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물론, 그 빠른 발이 쉽게 탄생한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동안 쌓은 훈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여자 플뢰레의 서미정이 "훈련량에 비례해 자신감이 붙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볼링의 선전도 놀라웠다. 볼링도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새로운 금밭으로 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볼링이 거둔 금메달은 총 8개(은메달 5, 동메달 2). 기존 최고였던 2006년 도하와 1994년 히로시마 대회(금메달 4, 은메달 4, 동메달 3)를 뛰어 넘는 성적이었다. 황선옥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유일한 4관왕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볼링은 그 성적보다 내용이 더 눈부셨다. 경기 내내 한국은 경쟁 상대보다는 경외의 대상에 가까울 정도였다. 대회 말미에 불거진 '구타 파문'이 옥에 티였을 뿐이다.
stylelomo@osen.co.kr
<사진> 사격 남자 권총 대표팀(위)-남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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