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마지막 AG라 생각하고 뛰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29 07: 31

"6개월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지금처럼 계속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대표팀의 기둥으로 활약한 원주 동부 김주성(31·205cm)은 쉴 새 없이 뛰었다. 아시안게임 8경기에서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경기당 23분50초를 뛴 김주성은 평균 12.0점 5.1리바운드로 기둥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김주성이 있었기에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결승행과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빠짐없이 출장한 김주성에게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더 특별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은 6개월 동안 공들여서 준비했다. 비록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6개월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값진 은메달이고 이것이 프로농구 인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김주성은 김성철(34) 이규섭(33) 이승준(32)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서열 넘버4였다. 2002년 당시 방성윤과 거의 막내 위치였던 그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어느덧 대표팀의 고참 위치까지 올라섰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부담과 각오도 달랐다.
 
김주성은 지난 28일 부산 KT와 원정경기 후 "이번에 고참 입장이 돼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다음 아시안게임 참가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도 어느덧 30세가 넘었고, 한국농구도 언제까지나 김주성만 바라볼 수 없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8년의 시간이 흐른 사이 대표팀의 골밑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서장훈(36)과 트윈타워를 형성했던 김주성은 이번 대표팀에서 이승준 오세근(23) 함지훈(26) 등과 골밑을 지켰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김주성이 있었다.
 
그는 "(하)승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며 "내가 어렸을 때 선배들을 믿었듯 나도 그런 고참이 되고 싶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의 신구조화가 잘 됐고, 앞으로는 그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프로연맹과 농구협회의 지속적인 지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주성은 "내년에도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있다. 이번처럼 지원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연맹과 협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파격적으로 전지훈련을 두 번이나 다녀왔고 안팎으로 지원이 정말 좋았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어져야 한다. 지금부터 또 다시 시작하면 더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내년 아시아선수권대회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남자농구가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것도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마지막. 김주성이 국가대표가 된 이후에는 한 번도 나서지 못한 무대다.
 
어느덧 김주성도 30줄이 넘었다. 과연 그가 세계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협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확실한 세대교체만이 답이다. 전성기를 지키고 있는 김주성을 하루빨리 세계 무대에서도 보고 싶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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