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쓰고 욕먹고' MAMA가 마카오 간 까닭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0.11.30 16: 53

한국 중심 시상식에, 불참 수상자에겐 시상 안해
"MAMA, 우리도 아직 만족스러운 단계 아니다. 문제는 하나씩 해결해나갈 것"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이하 MAMA)가 아시아 음악시장을 하나로 아우르는 대표 시상식을 만들겠다며 마카오로 향했고, 예상대로 몇몇 혹평에 직면했다. 이를 충분히 예상했던 엠넷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카오행을 강행했다. 왜일까?
 국내 가수들의 줄줄이 불참에 여러 악재가 겹쳤지만 MAMA는 마침내 지난 28일 오후 7시(한국시간)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내 코타이아레나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이는 아시아의 그래미를 만들겠다는 엠넷의 첫 발걸음이었던 셈이다.
 시상식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은 상태. 결과적으로 이 ‘발걸음’은 꽤 절룩거리는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엠넷은 지금 당장의 한 걸음이 아니라 먼 훗날의 ‘완주’를 봐달라고 주문한다.
 우선 제일 먼저 손꼽히고 있는 MAMA의 문제점은 시상식 명칭과 실제 내용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 지난 28일 열린 MAMA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아시아 시상식을 표방하면서, 한국 가수들 위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시상 부문에 한국 가수들만 후보에 올랐고, 한국에서 갤럽 조사를 실시했으며, 한국의 히트곡이 상을 받았다. 아시아 뮤직어워드라는 이름이 무색한 상태. 아무리 한국 음악이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가 높다지만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인의 전부인양 아시아 시상식을 즐기는 모습은, 다른 아시아인들에게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불참 수상자들 문제도 역시 대두됐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상을 주겠다고 공언한 엠넷은 불참 수상자에 대해선 시상을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미리 영상 메시지를 준비한 비만 전파를 탔다. 남자신인상을 받은 씨엔블루, 여자가수상을 받은 보아,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그룹상을 받은 2AM, 베스트 콜라보레이션상을 받은 조권과 가인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엠넷은 시상을 고의로 누락시킨 게 아니라, 해외 중계 시간 관계로 배제했다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시상식에서 호명조차 하지 않은 것이 과연 ‘상을 준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상식 내내 대부분의 상은 처음부터 MAMA 출연을 확정한 YG-JYP 소속 가수들에게 돌아갔고, 이는 수상자 호명이 그리 긴장감 있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사실 이같은 잡음은 엠넷도 충분히 예상한 일이다. 지난해 엠넷 코리아 뮤직 어워드를 MAMA로 명칭을 바꾸고, 앞으론 해외에서 시상식을 열겠다고 천명했을 때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반신반의했었다.
 엠넷은 ‘슈퍼스타K2'를 성공시키며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해소시키는가 싶더니, 오히려 이로 인해 지상파 PD들을 자극, 섭외 단계서부터 PD들의 극심한 견제를 받아야 했다. 그 결과 유력 수상 후보들이 줄줄이 출연을 고사하고, SBS '인기가요’로 ‘턴’했다. 언론에선 MAMA를 두고 연일 ‘반쪽 시상식’이라고 칭했다.
 아시아 뮤직어워드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하고, 국내 가수들의 참여도도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카오행을 선택한 것은 ‘선점효과’ 때문이었다는게 엠넷 측 입장. 언젠가 아시아 음악 시장은 하나가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때 분명히 중국 등지에서 통합 시상식 얘기가 나올텐데, 한국이 먼저 이를 시작해 자리를 잡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신곡이 금방 해외로 유통될 만큼 아시아 음악 시장에서 국경은 큰 의미가 없어진 상태. 엠넷은 완벽한 세팅이 되기까지 MAMA를 홀딩시키기 보다는 우선 론칭을 하고 다듬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엠넷 박광원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MAMA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이 먼저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해엔 한국에서 MAMA를 개최했었다. 올해는 마카오로 장소를 옮기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는 국제영화제처럼 아시아 음악 축제를 여러 날에 걸쳐서 열고, 또 아시아 음악인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마켓도 열어주고 싶다.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는 데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도 하루가 다르게 가요시장을 발전시키고 있다. 여차하면 다른 나라가 만드는 아시아 음악 시상식을 봐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전에 우리가 먼저 어떻게든 시작을 하고, 다른 나라가 이 시상식을 중계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했다. 실제로 이번 시상식은 전세계 19억명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아직 미약한 시작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MAMA를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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