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량을 꽃 피울 투수들이 병역 특례를 받은 반면 내야진에는 향후 2~3년 간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지난 20일 한국의 금메달로 끝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가 두산 베어스에 미치는 영향이다.
두산 소속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당시 병역 미필 선수는 잠수함 고창성(26)과 우완 임태훈(22)이다. 고창성은 조범현 대표팀 감독의 소속팀 KIA 잠수함 손영민과 경쟁상대였으나 성적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이며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나섰던 임태훈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가 안면 마비 증세를 호소한 김광현(SK)을 대신해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리고 한국이 5전 전승 금메달을 목에 걸며 고창성과 임태훈은 값진 병역 특례 혜택을 얻었다. 고창성은 16일 파키스탄전서 ⅔이닝 무실점 이후 출장 기록이 없어 금메달 공헌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 또한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임태훈은 14일 홍콩전 선발로 나서 5이닝 3피안타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이는 두산에 더없는 호재다. 선린 정보고 시절 1년 유급에 대졸(경성대) 선수로 이번 대표팀 승선이 아니었다면 병역 문제 해결이 시급했던 고창성이 2년을 허송세월하지 않게 됨으로써 두산은 계투진의 핵심 축이 될 선수를 확보했다. 2007년 1차 우선지명자로 미래의 에이스감인 임태훈도 몸만 잘 만든다면 앞으로 더 큰 활약을 펼쳐줄 투수다.
지난해 12월 30일 이적해 온 좌완 이현승이 다음 시즌 이후로 군입대를 미룰 수 없고 유망주에서 1군 요원으로 발돋움을 노리던 우완 성영훈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다는 점은 아쉽다. 그러나 일단 기존 전력에서 가장 필수적인 투수들이 부상당하지 않는 이상 팀을 지킨다는 데 기대감을 걸 수 있는 요소는 충분하다.
반면 내야진은 군 미필 선수로 인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이제는 당당히 중심타자로 우뚝 선 최준석(27)과 발빠른 오재원(25)은 대표팀 1차 엔트리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차 엔트리에 있던 이원석(24)은 지난 8월 19일 삼성전서 오른손 중지 부상을 당하며 낙마했다. 이원석의 부상 이틀 후 기술위원 및 코칭스태프는 조동찬(삼성)을 추가로 예비 엔트리에 발탁했고 조동찬은 금메달에 공헌하며 2006년 도하서의 아쉬움을 해갈했다.
타 팀에 비해 내야 선수층이 두꺼운 편인 두산이지만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최준석은 다음 시즌까지 밖에 활용할 수 없으며 오재원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기다릴 여력은 되지 못한다.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 승선에 실패한 이원석도 1986년 생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에 상무-경찰청 등에 입대해야 하는 처지다.
사실상 내야 멀티 요원 중 1군서 활약이 보장된 선수는 군필자 김재호 정도에 불과하다. 최주환(상무), 허경민(경찰청) 등이 2군 타격 순위를 평정하며 수비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거포 유망주 윤석민과 이두환도 있다. 저마다 장점이 분명하지만 1군서의 활약 여부는 장담할 수 없고 앞으로 펼쳐질 경쟁 체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두산은 외부 영입보다 자체 성장을 통해 팀을 키우며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으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이후 매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두산이 군 문제와 관련한 합리적인 교통정리로 오랫동안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거머쥐는 팀이 될 것인가. 당장이 아닌 앞으로의 미래까지 달려있는 과제인 만큼 팀에 더욱 중요한 요소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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