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나PD의 예능감이 즐겁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11.29 09: 39

'1박2일' 나영석 PD의 물오른(?) 예능감이 즐거운 요즘이다. '나초딩', '제6의 멤버'로 불리며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미 멤버들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다. 잔머리 잘 굴리고 패기 충만한 다섯 멤버들을 상대하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새, 덩달아 꾀도 늘고 배포도 커진 듯하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 28일 방송분에서는 달밤에 바지락 1000개를 캐던 강호동이 하다하다 울화통이 치밀어 급기야 나 PD의 얼굴에 호미질을 하는 사태가 발생해 폭소를 자아냈다. 방송을 보지 못한 이들 입장에서는 뜨악 싶은 소리지만, 이날 시청자들은 배꼽을 쥐었다. 달밤에 갯벌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볼멘소리를 실컷 하던 강호동이 호미를 꽉 쥐더니 "(갯벌이) 미운 사람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박박 긁으면 돼"라며 분노의 호미질을 시작했고 마침 이때 나 PD의 얼굴이 삽입되면서 마치 얼굴에 대고 호미질을 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 것.
이러한 편집조차 나 PD의 손을 거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미 나 PD는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살신성인(?)의 예능감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날 나 PD는 저녁식사와 잠자리 복불복으로 제한시간 20초 미션을 걸었다가 강호동 등 멤버들이 아우성을 치자 "아, 그럼 불러. 몇 초?!"라고 맞서며 멤버들을 당황케 하고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또 아침 기상 미션 때는 장거리와 원거리로 구분된 2대의 승합차 뒤에 깨알 같은 글씨로 표시를 해놓는 깜찍한 짓까지 했다. 멤버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약이 올라 격분할 만한 상황이었다.

'1박2일'에 나 PD가 등장해 퀴즈를 내거나 농담을 하고 강호동 등 멤버들과 입씨름을 벌이는 일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활약상은 분명 더욱 두드러져 나타나고 있다. 아무래도 김C에 이어 MC몽까지 하차한 현 체제에서 PD로서나 제작진 입장으로서나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드러나고 있는 것. 카메라 전면에 나서진 않더라도 자막이나 편집 등을 통해서도 더욱 적극적이고 노골적(?)으로 방송에 몰두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여기에 최근 방송분에서 멤버들의 리더 강호동이 제작진의 리더인 나 PD와 으르렁 대는 구도를 연출하는 것은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나 PD에게 대놓고 "장난하나"라는 직설적인 대사를 치거나 화가 난 표정으로 씩씩대며 쏘아보는 모습은 두 사람 간, 더 나아가서는 멤버들과 제작진 간 대결 구도를 조성하며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과거 이명한 PD 시절도 그랬지만 나 PD 역시 멤버들과 섞여 망가지거나 때로는 당하거나, 가끔은 그들을 골탕 먹이는 역할을 해내며 볼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리하여 나 PD의 예능감은 5인 체제에서 재발견한 색다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issu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