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돌아온 남자 공유(31). 그를 꾸밀 수 있는 수식어는 뭐가 있을까. 매력적인 얼굴에 훤칠한 키, 여심을 흔드는 로맨틱함까지 한마디로 ‘멋있는 남자’다.
한 때는 선생님을 사랑했고(2005년 SBS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 한 번은 여동생도(2006년 MBC 드라마 ‘어느 멋진날’), 그 다음은 남자인 줄 알았던 자신의 종업원도 사랑했다(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걸 것 같은 이 남자가 이번에는 첫사랑을 찾기 위해 자신에게 의뢰를 맡긴 한 여자를 사랑한다. 연애 쑥맥에 다 찌질한 방법으로(2010 영화 ‘김종욱 찾기’ 한기준 역).
작품으로 3년 만에, 군 제대 후 1년 만에 영화 ‘김종욱 찾기’로 돌아온 공유. 조금 더 남자다워지고 한층 여유를 갖은 배우 공유를 만났다.

- 군 제대 후 한층 여유를 가진 모습이다. 살도 많이 빠진 것 같은데.
▲ 군대 가기 전에는 운동을 많이 했다. 군대에서도 운동을 꾸준히 했는데 제대 후에는 스타일이 좀 바뀌었다. 예전에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수영이나 유산소를 하기 시작했다. 근육 운동을 하면 강박이 생기는 데 그걸 내려놓고 나니 몸이 자유로워진 것 같다. 캐릭터를 위한 변화는 모르겠지만 배우라고 해서 몸에 계속 식스팩이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지금 내 모습이 좋다.
- 배우라는 이름으로 3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자리다. 그 첫 작품으로 ‘김종욱 찾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뮤지컬(동명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영화화가 신선했고, 그 시작이 나라는 것에 좋았다. 시나리오도 좋았고, 보통 작품을 할 때 그 캐릭터가 얼마만큼 공감을 줄지 고민하는데, 어떻게 보면 찌질한 캐릭터 일수 있지만 기준이가 가지고 있는 맑음이 좋았다. 원작에 대한 부담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누구나 그렇겠지만 남들이 안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다. 남들이 입은 옷을 싫어하는 경향도 있는데 이 영화는 남들이 하지 않은 로맨스 같았다. 관객들이 보기 편한 로맨틱 코미디랄까.
- 영화 자체는 그렇지만, 대중이 배우 공유에게 느끼는 ‘로맨틱가이’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근데 한기준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 한결이(‘키피프린스’ 중)를 기대하고 이번 영화를 보고 실망하면 어떡할까 우려도 있었지만 밉상으로 보이지 않게끔 노력했다. 배우를 1~2년만 하고 끝낼 것도 아니고 복잡하게 고민하지 말고,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에 공식 같은, 남자답고 멋있는 남자주인공은 너무 진부하지 않나. 기준은 순수하고 맑은, 살다보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인물이지만 어딘가에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 면에 집중했다.

- 이번 영화에서 한 때 열애설이 나기도 했고, 워낙 친한 사이로 알려진 임수정과 첫 번째 멜로 호흡이다.
▲ 데뷔 때 작품에서 함께 했지만 그건 스친 것이고,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배우로 나이도 먹고, 신념도 생기고 나서 영화 현장에서 만나다보니 적절하게 서로에게 의존했던 것 같다. 임수정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처음이다 보니 나한테 많이 도와달라고 하더라. 제가 경험이 있다보니. 또 영화는 임수정이 많이 해 내가 그 부분에 의지를 많이 했다. 임수정은 현장에서 정말 프로다. 호흡적인 부분도 그렇고, 현장에서 ‘기싸움’ 같은 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서로 좋은 시너지를 냈던 것 같다.
- 지나치게 ‘임수정’과의 호흡에만 집중하는 게 속상하지는 않은지.
▲ 물론 영화보다 그 부분에만 관심이 갖는 게 좋을 수만은 없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다 보니 다행인 것 같다. 두 사람이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보다는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가 좋지 않은가. 그리고 그 부분에 너무 신경을 쓰면 촌스러워 보이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임수정은 여유롭고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웃음).
- 제대 한 지 벌써 1년이다. 작품으로는 3년 반이나 됐는데, 바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텐데 늦어진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영화가 12월 9일에 개봉하는데 내가 2009년 12월 8일에 제대를 했다. 어떻게 보면 맞추기 힘든 날인데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됐다. 나를 기다려준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오히려 나이를 먹고 나니 공백을 떠나 개인적으로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공백 없이 바로 대중에게 설 자신이 없었달까.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것 보다 내 스스로 더 즐기고 싶을 때, 즐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복귀하고 싶었다.
- 입대 전 배우로서 최전성기였던 ‘커피프린스’의 성공에 대한 부담도 있었던 것일까.
▲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은 분명 고마운 것이다. 한결은 너무 멋있는 캐릭터가 맞고, 감독남과 상대배우(윤은혜)가 나를 멋있게 만들어줬다. 복귀작품으로 또 멋있는 역을 할 수도 있다. 굳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변신의 강박은 버렸다. 의도적으로 ‘한결과는 다른 모습을 하겠다’는 아니었다. 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연기하면서 새로운 것을 하는 재미도 있고, 비슷한 역이지만 다른 연기를 하는 맛도 분명있다.

- 배우로서 긴 공백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특히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배우들이 나고 지는 시대가 아닌가.
▲ 군대에서 제대하고 ‘휴식’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연예인이 아닌 전혀 다른 나를 떨치는 과정이었다. 아예 마음을 먹고 갔다. 2년이란 시간은 나에게 정말 필요할 시간이었다. 오히려 일에 대한 근심 걱정이나 연예계의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일부러 더 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시간이 배우한테는 필요한 것 같다. 쉬는 타이밍에 남을 보면 분명 욕심이 나고, 조바심이 난다. 근데 군대에 있을 때는 오죽하겠느냐. 누가 치고 올라오고, 드라마가 ‘빵’ 터지고 하면 신경이 쓰이는 게 당연하지만 어느 순간 초연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 배우 공유에 대한 자신감일 수도 있겠다.
▲ 공지철이란 사람으로 즐기자는 마음이 강했다. 그게 나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배우는 항상 멋있어야하고,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그걸 다 던지고 한 사람 ‘공지철’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나를 찾는 시간이었달까. 특히 ‘커프’를 끝내고 나는 없고, 최한결만 남아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이미 한결이를 보냈는데 사람들은 자꾸 나를 그 인물로 대입시켜보더라.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방어적이 되어 갈 때였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군대는 나에게 다행인 시간이었다. 평안을 찾고 다시 배우를 즐길 수 있어 진 것 같다.
- 배우로서 이제 남성 영화에 욕심이 생길 것 같다. 대중은 공유에게 ‘로맨틱한’ 모습을 바라지만, 배우 공유는 어떤가.
▲ 군대도 다녀왔고, 로맨스 장르를 많이 했으니 이제 ‘남자 냄새를 보여줘야지’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멋있다는 기준은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 아닌가. 내가 변신을 위해 변화를 한다면 그것은 그저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냥 내 몸이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은 것, 내 느낌대로 가는 것이다. 설정은 필요하지만, 설정으로 좋은 연기가 될 수는 없다. 제 마음이 가야한다. ‘연기파’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어야겠다는 강박도 없지만, ‘로맨틱가이’로 고정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bongjy@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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