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에는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
3년간 총액 14억2000만엔이라는 특급대우로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잔류한 임창용(34). 두 달 가까이 협상을 이어간 끝에 대박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임창용의 재계약이 늦어진 것은 단순한 몸값 줄다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도 재계약이 늦어진 한 이유였다. 야쿠르트 오쿠무라 국제담당 과장도 "임창용이 가장 좋을 때 메이저리그에 대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스포츠닛폰> 보도에서도 임창용은 3년 후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임창용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3년 후에는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임창용과 야쿠르트가 맺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 갱신은 임창용에게 달려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황에 따라 2년 후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협상 당시 이 부분도 계약이 늦어진 이유로 분석된다.

임창용은 처음부터 일본 잔류시에는 야쿠르트를 최우선으로 삼았지만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도 어느 정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임창용은 시즌 종료 후 샌프란시스코와 텍사스에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관전하러 가기도 했다. 지난 29일 <석간후지> 보도에서 임창용의 대리인 박유현씨는 "일본 내라면 처음부터 야쿠르트였다. 제시에는 만족했지만 메이저리그에 갈까 정말로 고민했다. 하루에 3~4번씩 생각이 바뀌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OSEN과 인터뷰에서도 "임창용은 분명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어 하지만 아직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 타이밍을 잠시 미뤄뒀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은 과거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적이 몇 차례 있었다. 2002년 시즌 종료 뒤 '공개 입찰'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문을 두드렸으나 공개되지 않은 모 구단으로부터 65만 달러를 제시받고 포기해야 했다. 당시 삼성 구단은 300만 달러를 원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1998년 이상훈이 60만 달러, 2002년 진필중이 두 차례 포스팅에서 무입찰 및 2만5000달러라는 응찰액을 받은 것을 떠올리면 임창용의 포스팅 조건은 크게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2004년 시즌 종료 뒤 FA가 된 임창용은 다시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5년간 900만 달러를 제시받았으나 계약금이 25만 달러에 불과하며 다년계약이 보장되지 않은 알맹이없는 계약이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뒤늦게 1년간 140만 달러를 제의했으나 이미 국내 잔류로 마음을 굳힌 상황이었다.
일본 진출 후 대반전을 이룬 임창용에게 메이저리그는 더 이상 먼 꿈이 아니다. 야쿠르트의 정에 이끌려 잔류했으나 그의 마음 속 한 구석에는 메이저리그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물론 2~3년 후가 되면 임창용은 36~37세가 되지만, 철저한 몸 관리로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그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사이드암으로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는 메이저리그에도 없다.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탐낼 만한 매력적인 투수인 것이다.
과연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를 날이 올까. 계약 기간 동안 임창용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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