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니까 자꾸 바꾸겠지!' 객관적으로, 맞는 말이다. 뭘 해도, 누가 나와도 안 된다. MBC '일밤'은 너무 오랫동안 바닥을 기고 있다. 부활 할 때도 됐는데 아니, 진작 그랬어야 했는데 여전히 안개속이다. 시청률은 안 나오고 코너도 수차례 바뀌었고 멤버도 자꾸 나가고 들어온다. '일밤' 속 한 코너 '뜨거운 형제들'에서 김구라와 한상진이 하차한단 소식은 입맛이 쓰다. 들어가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물론 예능이 부업인 한상진 입장은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간다. 드라마 찍으며 몇 개월 동안 병행한 예능이 별 성과가 안 나오니 그럴 수 있다. 대박도 안 나고 호평도 못 받고 잘못 하다간 배우 이미지에 스크래치 갈 수 있다. 그래서 빠지는 것이든, 정말 갑작스레 스케줄이 바빠졌든... 뭐 그럴 수 있다. 배우니까. 배우가 예능을 마다하겠다는 게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김구라의 하차는 다소 충격적이다. 예능 '선수' 김구라가 빠지는 '뜨거운 형제', 나아가 '일밤'은 버림받은 몰골이나 다름없다. 이제 '일밤'은 생각해보면 새로 들어온 토니안이나 '오즐'의 정준호 신현준 등 비예능인이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되었다. 아무리 아이돌이나 예능 겸업 배우들이 대세라지만 구성 자체가 힘이 달린다. 선수가 없는데 어떻게 잘 나갈 수 있을까.


그에 비해 동시간대 라이벌 KBS 2TV '해피선데이'는 너무나 평온하게 한결 같다. '남자의 자격'은 방송 1년 6개월이 넘도록 그 멤버 그대로다. 포맷도 똑같고 사람도 그대로다. '1박2일' 역시 하차한 멤버 김C와 MC몽을 제외하곤 수년 째 그 멤버들이다. 김종민은 결국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컴백까지 했다.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이승기 역시 오래 묵었다. 똑같은 사람들이 동고동락하며 익숙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한결 같다는 것이, 늘 똑같다는 것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늘 보는 사람들이 항상 비슷한 그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칭찬만 받을 일은 아니다. 지루하다거나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선데이'는 현재 대한민국 최고 예능 자리에 있다. 식상하단 평가도, 위기라는 얘기들도 나돌지만 굳건하다. 늘 그들이, 그렇게 있기에 익숙하고 다정하다.
반면 '일밤'은 매일 매일이 위기이고 난관이다. 몇 개월 만에 멤버가 들락거리고 코너가 단명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누가 들어오고 어떤 코너가 생겨도 줄줄이 죽을 쑨다. '해피선데이'가 익숙함과 한결 같음으로 승부하는 새, '일밤'은 너무 자주, 의리도 없이(?) 변화를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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