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마무리 훈련 중에 가장 널널하다고 느낄 것이다".
믿어야 하는 것일까. 일본 고치에 마무리 캠프를 차린 SK가 비교적 여유있게 훈련 중이라고 김성근(68) 감독이 밝혔다.
김 감독은 29일 OSEN과의 통화에서 "박진만이 보강됐다지만 전체적인 SK 전력은 형편없다"면서 "매년 약해지고 있는 만큼 내년을 어떻게 버틸지"라며 걱정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12월 15일을 전후해 일본 오키나와에 재활 캠프를 차릴 예정"이라고 말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이번이 마무리 훈련이 가장 널널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웃었다.

마무리 훈련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유례없이 강도 높은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긴장감을 조성했던 김 감독이었다. 평소처럼 직접 훈련을 챙길 태세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몇가지 이유 때문에 직접 나서지 않고 훈련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
일단 매주 한 번씩 돌아오는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 때문에 훈련장을 비워야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지난 28일 이번 오프시즌 첫 주례에 나선 김 감독은 앞으로도 4일 정우람, 11일 박재상, 18일 김강민까지 빠지지 않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밖에도 각종 시상식 때문에라도 훈련장을 떠나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시즌 후 예정이던 허리 수술이 무기한으로 미뤄졌고 예전처럼 움직일 경우에는 허리에 통증이 심해지고 있다. 최소 2주 이상 입원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할 틈이 나지 않고 있기도 하다. 누적된 피로까지 겹쳐 김 감독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이에 김 감독은 "안그래도 자리를 자주 비우다 보니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이 안되는 것 같다"면서 "수술까지 하면 어떡하라고 그러냐"고 오히려 웃어보였다.
또 다른 이유는 코칭스태프 선임을 종결지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다시로 도미오 전 요코하마 코치를 타격 코치로 영입했고 라쿠텐에서 나온 후쿠하라 미네오 코치를 다시 수비 코치로 선임했다. 여기에 타격, 수비, 투수(2명) 등 4명의 인스트럭터를 초청했다. 특히 김 감독 부임 후 5년째 맞는 마무리 캠프인 만큼 기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시스템에 맞춰 척척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김 감독으로서는 흐뭇한 광경이다.
직접 마무리 캠프를 보고 겪은 구단관계자나 선수들은 다른 입장이다. 구단관계자는 "상당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군제대자와 2군급 선수들은 감독님 눈에 들기 위한 노력이 눈물 겹다"면서 "훈련이 독하게 느껴질 정도다. 필사의 노력을 다하고 있어 뜨거운 캠프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모습에 1군 선수들도 자극받아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예를 들어 박진만이 가세한 유격수 포지션의 경우 최윤석과 홍명찬이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고 있다. 야수들 손은 이미 몇번이나 껍질이 벗겨졌다"면서 "선수들끼리의 경쟁의식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렇다보니 주전급들은 느슨하게 할 경우 바로 지적을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오전 10시 정도에 훈련을 시작해 야간 훈련까지 마치면 여유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 감독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SK 마무리 캠프는 여전히 치열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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