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행·최형우는 왜 GG 후보에 빠졌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2.01 07: 04

2010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후보자 37명이 지난달 29일 발표됐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을 한 가지 발견할 수 있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후보자에 홈런 2위에 오른 최진행(한화)과 타점 4위에 랭크된 최형우(삼성) 등의 이름이 보이지 않은 것이다. 올 시즌 두드러진 활약할 펼쳤던 이들이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골든글러브 후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올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자는 88경기 이상 해당 포지션에 출장한 가운데 규정타석을 채우며 3할 타율을 기록한 선수들만 선정됐다. 또한, 타이틀홀더는 자동으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8명의 후보자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도루 타이틀을 차지한 이대형을 빼면 모두 타율 3할대 타자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최진행과 최형우는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 선수들의 공헌도는 골든글러브 후보자들을 능가한다. 최진행은 올해 타율은 2할6푼1리에 그쳤지만 32홈런 92타점으로 빈약한 한화의 타선을 이끌었다. 홈런 2위, 타점 5위의 훌륭한 성적이었다. 최형우도 올해 타율은 2할7푼9리밖에 되지 않았으나 24홈런 97타점으로 삼성 중심타선을 책임졌다. 홈런 6위, 타점 4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은 애석하게도 후보조차 되지 못했다. 단순히 타율로 후보 기준을 삼았기 때문이다. 물론 타율은 타자의 가장 기본적인 척도가 되는 기록이지만 기록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는 요즘에는 결코 타율만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최진행이나 최형우 같은 장타자들은 타율에 있어 손해를 보는 수밖에 없다. 장타자들의 가치는 홈런과 타점에 있기에 타율만 기준으로 삼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매년 엿가락처럼 후보선정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2005년까지만 하더라도 타율 2할7푼이 기준이었던 외야수 골든글러브는 2006~2007년 2년간은 타율 2할5푼으로 하향조정됐으나 2008년에는 3할로 급상승했다. 지난해에는 타율 2할9푼이 기준이었지만 올해 다시 3할이 됐다. 투고타저 또는 타고투저 등의 영향도 고려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에는 기준치가 높아 후보자가 단 8명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5년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자는 평균 11.8명. 선택지가 줄어듦으로써 경쟁률도 상대적으로 낮아졌고 흥미도 떨어지게 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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