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까지 가진다면 잊을 수 없는 2010년이 될 것이다".
입가에 연신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슈퍼짐승' 김강민(SK)이 2010시즌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 기세다.
김강민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발표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 8명 속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김강민은 115경기에 출장, 10홈런 72타점 23도루에 3할1푼7리의 타율로 타격 부문 8위에 올랐다. 규정타석에 88경기 이상 수비 출장해야 하며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해야 하는 후보 조건을 간단하게 채웠다.
수비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붙박이 중견수로 출장하며 빠른 판단력과 넒은 수비 범위, 강한 어깨로 각광받았다. 지난 4년 동안 수비, 주루, 송구 3박자에서 인정을 받은 김강민은 장타력과 정확성까지 겸비하면서 '5툴 플레이어'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여기에 팬들은 얼굴까지 '6툴 플레이어'라고 열광할 정도다.
김강민의 성적은 8명의 후보들 중에서도 빛이 난다. 타율은 LG 이진영(.331) 두산 김현수(.317)에 이어 세 번째다. 도루는 이대형(66개), 이종욱(30개), 이용규(25개)에 이어 4위지만 타점은 김현수(89타점) 다음이다. 여기에 우승팀 프리미엄까지 얹히면 김강민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이변이 없는 한 유력하다.
황금장갑까지 낀다면 김강민에게 있어 2010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우선 올해를 억대 연봉으로 열어젖혔다. 작년 9500만 원을 받았던 김강민은 올해 26.3%(2500만 원)가 오른 1억 2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생애 첫 3할 타자로 거듭났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4번의 풀타임 출장 가운데 가장 높았던 타율은 2008년 기록한 2할7푼1리였다. 이번 시즌 대약진은 약점으로 지적받던 왼손 투수 공략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타점과 도루도 생애 최고였고 안타(127개) 역시 처음으로 세자리를 넘어섰다. 출루율(.369)과 장타율(.449)도 개인 최고치다.
이런 성적은 김강민에게 태극마크를 달 기회를 가져다줬다. 결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과 함께 병역 혜택까지 입었다.
김강민은 지난 7월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장했다. 고향인 대구에서 열린 올스타전이었다는 점에서 여러 모로 감회가 새로웠다. 또 오는 18일에는 품절남 대열에 끼게 된다. 동갑내기 예비신부 박정선 씨를 아내로 맞이한다.
일본 고치 마무리 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김강민은 "정규시즌 우승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았다. 여기에 국가대표도 감사한데 병역헤택까지 얻었다. 올해는 내게 정말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광저우에 입성해 우승까지 9일이 걸렸다. 다른 사람에게는 일주일 조금 더 된 기간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겐 2년보다 더 긴 시간이었다"면서 "결승전 전날 잠이 오지 않아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샜다"고 긴장되고 가슴 졸인 순간을 돌아봤다. 또 "그 결승전(11월 19일) 하루가 내게는 2~3년이 왔다갔다하는 순간이었다"면서 "이제 없을 수 있었던 야구생활이 생긴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강민은 "올해는 내게 정말 행운이 가득했던 것 같다. 앞으로 이 행운을 이어가는 것은 노력 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더 도약하는가 아니면 그저 그런 선수로 남는가는 내년 시즌 성적에 달려 있다고 본다. 결혼준비도 중요하지만 내년 시즌을 위해 뛰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