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교복을 입어도, 화장기 없는 맨얼굴도 너무나 예쁜 배우 임수정. 그녀가 벌써 서른 한 살이다. 데뷔 12년차를 맞은 그녀의 작품 필모그래피는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지만, 사랑에는 아직 ‘초보’다.
“사랑보다 아직은 일”이라는 임수정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영화에 도전했다.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는 숱하게 해봤지만,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임수정은 이제 사랑도 일만큼 열정적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때 핑크빛 염문설을 뿌리기도 했던 배우 공유와 함께 영화 ‘김종욱 찾기’로 일년만에 관객 앞에 선 임수정. 그녀를 만났다.

“운명같은 사랑 믿지 않지만...기다려요”
- 데뷔 이래 첫 로맨틱 코미디 작품으로 '김종욱 찾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다른 영화와 다르게 차별성이 있었다. 우리가 즐겨 보는 할리우드 식 영화였다. 구성이 잘 되어 있으면서도 그 안의 캐릭터는 한국적인 정서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성격에 로맨틱 코미디로 분명이 관객들에게 공감줄 것 같은 생각이 있었다. 캐릭터 역시 ‘지우’의 남자 같은 면이 마음에 들었다. 여성에게도 어느정도 남성성이 있고, 남성에게도 여성성이 있기 마련이다. 저한테도 분명 ‘남성성’이 있는데 얼핏 보여드린 것이 영화 ‘각설탕’ 이었다. 그때는 소년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어른이 된 직업여성으로 남성다움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정서적으로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 30대 초반의 일과 사랑, 인생이 대한 것들에 공감을 했다.”
- 그동안 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지 않았나. 사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도 그렇고, 영화 '새드무비'나 '행복' 같은 멜로 작품을 많이 해서 로맨틱 코미디를 한번도 안했었는지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 작품도 인연인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는 그동안 계속 하고 싶었지만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던 것도 있었고, 지금에 와서 더더욱 하고 싶었던 것도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다 적당한 때가 있는 것 같다. 운명 같은 타이밍이랄까.
- 지우는 첫사랑을 그리워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만나길 두려워한다. 그 부분에 대해 공감했나. 실제 첫사랑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당당하게 만날것 같은지 아니면 간직하고 싶은지.
▲ 지우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숨기고 싶은 마음도 분명 있고, 첫사랑을 대면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본인 자신에게 자신이 없고, 혹은 아직까지 철부지 소녀성을 가지고 있어 운명을 믿고 싶은. 굳이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자연히 운명처럼 만나길 기다리는 것이다. 어릴 때 순정만화 책이나 드라마에서 봤을 감성을 아직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첫사랑을 만나지 않을 것 같다. 지우만큼 첫사랑이 강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나는 운명같은 사랑도 많이 믿지는 않지만 기다리게는 된다.
- 뮤지컬(동명의 뮤지컬 ‘김종욱 찾기’)로 워낙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뮤지컬 원작의 영화에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 원작이 순수 창작 뮤지컬이고 잘 된 작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좋겠다 싶었다. 그걸 영화화 하는 것이 영화에도 뮤지컬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미 뮤지컬로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스토리를 인정받은 것이다. 캐릭터의 힘이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 부분에 부담이 훨씬 덜었다. 영화 촬영 전에 뮤지컬을 보지는 못했는데 원작 대본을 봤다. 캐릭터나 대사의 기본적인 틀은 비슷했지만 새로 창조된 부분이 더 많았다. 얼마든지 내가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자신과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뮤지컬 원작이지만 뮤지컬 영화가 아닌 점이 더 좋았다.

- 한때 열애설이 불거지도 했던 공유와의 멜로 호흡이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 오히려 재미었다. 사실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서 놀란 부분도 컸다. 제작보고회를 시작으로 언론시사회부터 각종 인터뷰까지 둘에 대한 관심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사실 그 부분에 대해 관심이 이렇게 많을지 몰랐다. 진짜 깜짝 놀랐다. 공유랑 둘이서 ‘우리 아직 죽지 않았다’고 장난을 쳤다. 기분 좋은 놀람이었달까.
- 지나치게 ‘공유와 임수정’ 부분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부담이 되지는 않는가.
▲ 어쩔 수 없는 일 같다. 대중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그 부분이라면 당연한 것이다. 전혀 불편할 것도 없고, 신경 쓸 것도 없다. 그런 관심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든다면 좋은 일 아닌가. 쟤네들 어떻게 하나보자면서 볼 수 있지 않나. 영화를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 열정적인 사랑도 하고 싶다”
-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31살이다. 한 달 후면 32살이 되는데 여전히 연예계 대표 동안이다. '동안'이란 수식어에 부담은 없는가.
▲ 언제까지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말을 들으니 더 노력하고 자기 관리를 하게 된다. 곱게 늙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든다(웃음). 사실 어릴 때는 그런 소리가 그리 달갑지는 않았다. 어려 보여서 날 어리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근데 지금은 어려보인다는 소리가 당연히 너무 좋다. 여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영화처럼 사랑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첫사랑은 아니지만 이제 사랑을 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어떤 사랑을 꿈꾸는가.
▲ 지우랑 닮은 점이 있다면 사랑보다는 일에 더 열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됐다. ‘너무 일만 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오히려 이 영화를 하면서 여자로서 행복도 필요하구나 싶었다. 일에는 열정적인데, 사랑에는 덜 열정적이라 이제 사랑도 열정적으로 한번 해보고 싶다.

- 배우로서 20대의 임수정과 30대의 임수정은 어떤가.
▲ 확실히 배우로서 조금 더 열어놓고 생각을 하게 됐다. 20대 때는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작품을 선택하다보니 장르적인 영화를 많이 찍었다. 그중에는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이제는 몸을 가볍게 해서 장르적인 혹은 대중적인 것도 병행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연기적인 스펙트럼 플러스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생겼다. 대중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고 싶어졌다. 제가 좋은 것을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결국에는 배우라는 게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삶이기 때문에 그걸 병행을 해가면서 작품 활동을 해나가게 된다.
bongjy@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