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한화 4번 타자 최진행(25). 함께 중심타선을 이룬 장성호와 김태완이 각각 부상과 군입대로 결장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최진행에게 주어진 역할이 보다 더 커졌다. 지난달 27일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최진행 역시 무거워진 책임감을 느꼈다. 그가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한화의 비상이 가능하다. 한화에서 믿을만한 대포는 지금 최진행밖에 없다.
최진행은 "마무리훈련을 잘 다녀왔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내년을 생각하면서 올해 많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데 힘썼다. 타격과 함께 수비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한대화 감독도 최진행에게 "내년에도 잘하려면 더 연습해야 한다. 삼진 개수를 줄이고 선구안을 길러야 한다. 열심히 하라"며 보완해야 할 부분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진행 역시 이를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었다. 올해 32홈런 92타점으로 각각 이 부문 2위와 5위에 오를 정도로 힘과 파괴력을 과시했으나 타율이 2할6푼1리에 그쳤고 삼진이 131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았다. 그는 "유인구에 당하지 않는 선구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당겨치는 스윙이 아니라 커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려 했다. 한 번에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최진행은 올해 훌륭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후보 선정 기준 중 하나가 규정타석 타율 3할이었기 때문이다. 최진행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준이 3할이라면 내가 3할을 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히려 독기를 품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 시즌 활약으로 최진행은 연봉 대박도 기대된다. 올해 연봉 2900만원을 받은 최진행은 팀 내 타자 중 고과 1위로 대폭 인상이 유력하다. 그는 "기대는 하고 있지만 연봉은 구단에서 측정하는 일이다. 일단은 기다려보겠다"며 연봉 상승에 대한 기대도 내심 나타냈다.
내년 시즌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다. 최진행은 "책임감이 조금 느껴진다. (김)태완이 형이 입대하게 돼 많이 아쉽지만, 군에서 제대하는 형들도 있으니까 좋은 성적이 날 것으로 믿는다"며 주위의 걱정을 차단했다. 이어 그는 "김강 김용호 등 후배들이 마무리훈련 때 열심히 했다. 특히 강이는 군대도 미루면서 기회를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 같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최진행은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뒤 연이은 교육훈련·마무리훈련으로 몸이 지칠 대로 지쳤다.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며 지친 몸을 추스릴 예정. 하지만 누구보다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그의 휴식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최진행은 "이달 중순부터 다시 운동을 해야죠"라며 웃어보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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