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제주)의 친정 팀을 향한 복수가 성공 직전에 무산됐다. 그러나 경기 내내 FC 서울의 거센 공격을 저지했다는 점에서 절반의 복수를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지난 1일 저녁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십 챔피언결정 1차전 먼저 두 골을 뽑으며 승리를 눈 앞에 두었지만, 후반에 내리 두 골을 내주며 2-2 무승부에 그쳤다. 특히 동점골은 후반 47분에 나와서 더욱 아쉬움만 남았다.
서울 입장에서는 천금과 같은 동점골이었기 때문에 모두 축제 분위기였지만, 제주로서는 다 잡은 경기를 놓친 것과 같았다. 특히 경기 내내 선방을 펼치던 제주 골키퍼 김호준으로서는 아쉬움만 남는 순간이었다.

김호준에게 서울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소속팀이 서울이었기 때문. 김호준은 지난 시즌 서울서 24경기 26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성남서 이적한 김용대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채 제주로 팀을 옮긴 바 있다.
팀을 옮겼지만 김호준의 활약은 여전했다. 33경기 28실점으로 제주가 K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김호준의 선방이 있었다. 지난 28일 전북과 PO에서도 김호준은 수 차례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물론 서울전에서 선방도 대단했다. 사실 서울은 이날 먼저 두 골을 내줬지만 경기 내내 특유의 막강한 공격력으로 제주를 거세게 몰아쳤다. 제주가 9개의 슈팅을 기록한 반면, 서울은 22개나 되는 슈팅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공의 마지막 위치는 김호준의 손이었다.
사실 김호준이 두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경기 내내 서울의 공격을 저지했다. 김호준이 이날 보여준 골키퍼 선방율은 75.0%였다. 상대 골키퍼 김용대가 33.3%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날 평점에서도 김호준의 활약은 나타났다. 김호준은 6.9점의 평점을 부여 받으며 이날 득점에 성공한 산토스와 배기종의 뒤를 이어 팀에서 세 번째, 전체 선수 중 네 번째에 위치했다. 김호준의 활약상이 평점에서는 한 눈에 보였다.
그렇지만 경기 내내 잘했다하더라도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후반 47분 김치우가 극적인 동점골에 성공했기 때문. 물론 골키퍼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골키퍼 자신은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허용했다는 것 자체가 싫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앞으로 한 경기가 더 남은 시점에서 주눅이 든다면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 김호준은 자신이 아니었다면 제주가 2-2가 아닌 2-3 혹은 2-4 이상이 됐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사고로 2차전을 맞을 필요가 있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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