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 나얼은 본인만의 '신비주의'로 가요계에 희소가치를 더하고 있다.
지난 주 3년만에 정규 3집으로 컴백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저력은 상당하다. 발표 동시에 온라인 주요 음원차트를 올킬한 데 이어 멤버 각자가 부른 솔로곡들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최대 규모의 온라인 차트 멜론에서 '똑같다면'은 음원 발표 이후 부동의 1위를 지키는 중이다.
멤버들 모두 내로라하는 명품 보컬들이지만 그 중 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은 나얼. 하지만 나얼은 일체 방송 활동을 하지 않는다. 간간히 CF를 통해 볼 수 있지만, 이 마저도 말하는 나얼의 모습은 없다.

나얼은 1일 서울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진행된 정엽의 MBC 라디오 '푸른밤' 공개 방송에서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정엽, 영준, 성훈 등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실제 나얼의 키보다 조금 더 큰 나얼의 사진을 옆에 두고 이야기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나얼 사진을 두고 "과묵한 친구"라며 "실제 나왔어도 (사진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말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어떻게보면 극한의 신비주의다. 하지만 '신비주의'는 이미 한물간 홍보법으로 통한다.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와 인터넷의 활성화를 통해 신비주의 자체가 소위 '먹히지도' 않을 뿐더러 그 효과도 예전에 비해 크지 않다. 오히려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친근한 가수가 더욱 인기를 얻는 추세.
하지만 나얼만은 예외라고도 할 수 있다.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나얼의 신비주의가 통하는 이유는 그것이 음악을 알리기 위한 어떤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얼은 홍보를 위해 신비주의를 사용하는 것이 아이다. 한때 많은 가수들이 전략적으로 가수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을 높이기 위해 모습을 감추는 신비주의를 이용했는데, 나얼의 경우는 신비주의가 본인의 재능과 능력을 노래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통한다. 신비주의가 선택이 아닌 본인의 음악성과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사실 방송에만 출연을 하지 않을 뿐, 앨범을 직접 디자인하고 발매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는 등 음악과 관련된 작업에는 누구보다도 열성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얼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공연을 찾을 수 밖에 없고 이것이 보컬그룹인 브라운아이드소울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음원차트 1위를 달리는 가수가 방송 출연 한 번이 없는 것은 이례적. 반대로 방송 출연한 번 없이 1위에 오르는 것도 굉장한 결과다. 대신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이장기 공연으로 팬들을 찾는다. 공연이 곧 홍보라는 생각에서다.
나얼의 신비주의가 통하는 또 하나의 이유에는 브라운아이드소울 다른 멤버들의 역할도 있다.
멤버들 모두 방송 출연은 하지 않지만, 정엽은 '낫싱 베터'의 대유행과 라디오 DJ로서인지도를 쌓고 있고, 영준 역시 힙합그룹 슈프림팀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 '그땐 그땐 그땐'을 통해 대중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팀의 막내인 성훈의 솔로곡 'With Chocolate(위드 초콜릿)'의 인기도 브라운아이드소울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다른 멤버들 모두가 대중과 좀 더 가까이서 호흡하기 시작하면서 나얼의 부재가 버겁지 않다. 불과 2년전만에도 '나얼의 팀'이라고 불렸던 브라운아이드소울은 그 이름 자체로 단단해졌다. 그렇기에 나얼의 특별한 대외적 활약이 없이도 브라운아이드소울이란 브랜드가 생명력을 얻고 있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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