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쉬움은 가라. 오직 명예회복만이 남았다.
'승짱'이승엽(34)이 오릭스 버팔로스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지난 2004년 지바 롯데 마린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에 입문한 이승엽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아쉬웠던 시간을 뒤로하고 3년 만에 퍼시픽리그로 복귀한다.
이승엽은 2일 오릭스와 1년간 총액 1억 5000만엔(약 20억원)에 플러스 인센티브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승엽도 계약 직후 팀 공식 인터뷰를 통해 "계속 일본에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오릭스에 감사한다"라며 "최근 몇 년 간 부진한 모습을 보여 팬 성원에 보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심기일전해 새로운 환경에서 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일본서의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무엇보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재기를 다짐하며 한국행 또는 메이저리그행을 일축했다. 도쿄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오사카로 옮겨 일본에서 재기를 다짐한 것이다.
일단 이승엽이 오릭스와 1년 20억원 계약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20억원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확신이 곁든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승엽도 라쿠텐, 요코하마 등 다른 팀의 제의를 거절하고 오릭스를 최종 선택했다. 서로에게 무엇이 끌렸을까.
▲'꾸준한 출전'을 위해 오릭스를 선택한 이승엽
무엇보다 이승엽은 요미우리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서러웠다. 그래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택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지난 2006년 이승엽이 지바 롯데를 퇴단한 이유중의 하나 역시 '플래툰 시스템이 아닌 꾸준한 출장 기회 보장'이었을 정도로 기회를 중요시하는 선수다. 사실 이승엽은 꾸준히 경기에 나와야 결과를 남길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승엽은 2006년에 요미우리로 이적 143경기에출장 3할2푼3리의 타율에 169안타 41홈런 108타점 101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8년에는 45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은 2할4푼8리 8홈런 27타점에 그치고 급속히 성적이 떨어졌다.
그런 이승엽에게는 올 시즌까지 절대적인 존재였던 알렉스 카브레라가 빠질 가능성이 높은 오릭스는 아주 매력적인 팀이라 할 수 있다.
▲'카브레라' 빈 자리 '승짱'이 대신해주길 바라는 오릭스
오릭스는 이승엽을 영입함으로써 올 시즌 1루와 지명타자로서 활약한 카브레라의 퇴단이 결정적인 상황이다. 카브레라는 이번 시즌 3할3푼의 타율에 24홈런 82타점을 기록 하는 등 오릭스 핵심타자였다. 비록 오릭스가 정규리그에서 5위에 그쳤지만 팀 홈런(146개) 2위, 팀타율(2할7푼4리) 3위, 그리고 득점(644득점) 3위에 오를 정도로 강타선을 보유했다.
그러나 카브레라가 빠지면서 구멍이 크게 났고 그 자리를 일본야구에 큰 성공을 거둔 경력이 있는 이승엽을 선택했다. 요즘 일본에서는 경험이 없는 외국인선수보다 일본에서 뛴 적이 있는 이들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바로 일본야구를 모르는 뉴페이스를 영입하는 것보다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퍼시픽리그 지바 롯데(2004∼2005년)에서 활약했고 센트럴리그 요미우리로 이적한 2006년에는 퍼시픽리그와의 인터리그(교류전)에서 홈런왕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오릭스는 새로운 용병을 영입하기 보다는 확실하게 기대할 수 있는 이승엽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오릭스에서 배번 '3번'을 받은 이승엽은 내년 시즌 T-오카다, 아롬 바르디리스 등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일본 통산 675경기에서 144홈런 388타점 2할6푼7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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