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4년 동안 통산 176승을 기록한 '사이영상 출신' 프랭크 바이올라(50)가 LG 트윈스 투수들에게 7가지 귀중한 조언을 했다.
바이올라는 지난달 7일부터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에서 진행중인 LG 마무리캠프 투수 인스트럭터로 합류해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바이올라는 지난 1988년 사이영상 수상을 비롯 3차례 올스타(1988,1990, 1991년), 베이브 루스상(1987년) 등을 수상했다. 특히 1987년 미네소타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때 1차전 선발로 나와 '에이스'답게 팀에 승리를 안기며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좌완 투수였던 바이올라는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메이저리그 14년 동안 6시즌이나 15승 이상을 기록하는 등 통산 421경기(선발 420경기)에 등판 2836⅓이닝을 던져 176승 150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176승 가운데 완투승이 74차례, 완봉승도 16경기나 됐다.
그의 대단한 이력 때문일까. LG 투수들은 바이올라의 한마디 한마디를 귀로 듣고 가슴에 새겼다.
▲자신의 직구 능력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던져라
바이올라는 "타자와의 싸움에서 자신의 공을 믿지 못하고 안타 허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타자에게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LG 투수 4명에게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바이올라는 "위기 상황에서 결정구로 무엇을 던질 것이냐"고 물었다. 4명 모두 각기 다른 변화구를 선택했다.
바이올라는 조금은 놀라기도 했지만 이들의 대답에 실망의 뜻을 내비쳤다. 바이올라는 "4명 중 직구라고 말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그 만큼 자신의 공에, 더 정확히 말하면 직구에 자신감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상황에 따라 변화구를 던질 수도 있지만 4명 모두 가장 먼저 직구를 생각하지 못한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어쩌면 단순한 지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가 14년 동안 메이저리거로서 경험하며 깨달은 첫 번째 조언이었다.
▲안타 맞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라
흔히 투수는 맞으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바이올라 역시 두 번째 조언으로 마운드 위에서 안타를 맞은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꼬집었다. 그는 "안타가 두려워 완벽한 제구를 의식하면 경기는 더 어려워진다"며 "타자가 잘 친 공은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메이저리그 신인 시절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바이올라는 "신인 때 성적이 안 좋았다. 하루는 감독이 내게 포수 사인대로 미트만 보고 던지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8이닝 2실점 무사사구 6삼진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고 말했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바이올라에게 감독이 넌지시 "오늘 뭘 깨달았냐"고 묻자 "제 공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바이올라는 그 후로 마운드 위에서, 항상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집착은 버려라
바이올라는 과거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호투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토론토를 상대로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 역시 갑자기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유격수가 연속해서 실책을 4개나 범하며 팀이 위기에 몰리자 덕아웃에 들어온 바이올라는 "내가 던질 때 저 유격수가 뒤에 있다면 다시는 공을 던지지 않겠다"고 홧김에 말을 내뱉었다.
경기 후 바이올라는 기자들 앞으로 걸어가는데 한 고참선수가 그에게 다가와 "아까 네가 한 말이 진심이고 사실이라면 저 기자들에게 똑같이 말해보라"고 강한 눈빛으로 말했다. 바이올라는 "난 말할 수 없었고 그 후로 내가 마운드 위에서 할 수 있는 것 외에 대한 모든 집착을 버리고 항상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LG 선수들에게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다.

▲팀웍이 중요하며 팀은 하나다
바이올라가 세 번째로 강조한 주제는 팀웍이었다. 그는 "승리하고 싶다면 반드시 팀의 모두가, 팀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으로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하며 "야구는 팀 스포츠다. 그 팀을 뒤로 미룬다면 승리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큰 경기 경험을 위해서라면 더 많은 땀을 흘려라
바이올라는 "LG 투수 중 플레이오프 경험자 손을 들어보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박명환, 이상열, 주키치가 손을 들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행복했으며,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바이올라는 "여기 모인 투수들은 과거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지 못하였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그 행복한 맛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 맛을 느껴보고 싶은 열망 조차 없을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지금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다시 그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고 격려와 분발을 촉구했다.
LG 새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28)는 프로 5년차로 5년 동안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다."며 "LG에서 플레이오프 6년 연속 진출을 반드시 이어갈 것이며, 그럴 생각이 없었다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자 선수단은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지금 너희와 함께하고 있는 LG 코칭스태프를 믿어라
바이올라는 현역 시절 많은 러닝을 소화했다. 바이올라는 "LG 선수들의 운동량을 보니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운동량을 군말 없이 소화하고 있다"고 말한 뒤 "정말 놀랍고 여러분이 한 동안 잊고 있던 내 안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일깨워 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내가 오히려 너무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까지 말한 바이올라는 "지금처럼 코치들의 주문을 받아들이고 훈련한다면 100% 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는 달콤할 것이다. 지난 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LG의 투수코치들이 주문하는 모든 훈련에는 명확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당장 힘들더라도 당신들과 같은 목표를 가진 경험이 풍부한 코치들을 믿어라"고 조언했다.
▲매 순간 즐기려 노력하고 감사하라
바이올라는 "이 방의 모든 선수는 프로야구 선수"라고 말한 뒤 "수 많은 이들이 당신들을 동경하며, 당신들이 보여주는 야구에 매료되어 팬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구를 사랑하는가. 야구를 즐기고 있는가"라고 묻고는 "물론 말로는 야구를 그만두고서도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생각은 쉽다. 하지만 유니폼을 벗고 사회에 나가면 더 어려운 현실이 버티고 있다. 야구를 할 수 있을 때, 야구를 하고 있을 때, 열심히 즐기려 노력하라"고 말을 맺었다.
올 시즌 LG하면 허약한 마운드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선수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팀 전체 전력을 놓고 볼 때 '빅5'를 축으로 하는 막강 타선에 비해 '에이스' 봉중근을 제외하고 승리를 책임질 확실한 투수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실력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LG는 6위에 머물고 말았다.
공을 던지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귀중한 '사이영상 출신' 바이올라의 진중한 경험담을 직접 전수 받은 LG 투수들. 내년 시즌 이들의 분전을 기대해 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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