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심적 여유는 있었지요. 그리고 동시에 빨리 1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는 기대하지 않았던 예비역 유망주 포수 양의지(23)의 활약에 웃음을 지었다. 지난해까지 1군 3경기 1타석 출장만을 기록했던 양의지는 올 시즌 안방을 꿰차며 2할6푼7리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샛별'로 떠올랐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예비역 유망주가 2011시즌 대박을 꿈꾼다. 주인공은 우완 파이어볼러 김강률(22)이다. 상무를 제대하고 지난 11월 대륙간컵을 마친 뒤 곧바로 두산 마무리훈련에 합류한 김강률은 현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기량을 연마 중이다.
2007년 경기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2차 4순위로 입단한 김강률은 당초 서울지역 1차지명감으로도 주목받았던 유망주. 그러나 중3 시절 전학으로 인해 1차지명이 불가능했었고 3학년 시절 발 부상으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고교 시절 이름값에 비해 다소 처지는 지명순위를 받아들었다. 투구밸런스 붕괴 여파로 데뷔 첫 해 또한 2군서 2승 5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7.04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2008시즌 9승 4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2.74으로 2군 북부리그 평균 자책점 1위를 기록한 뒤 상무 입대를 택한 김강률은 2년 동안 착실하게 자라났다. 올 시즌에는 선발-마무리를 오가며 26경기 7승 무패 6세이브 평균 자책점 3.59의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 후 대만 대륙간컵 대표팀에 오르며 데뷔 후 처음으로 성인대표팀 태극마크까지 가슴에 달았던 뜻깊은 한 해다. 지난해 야구월드컵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어 기회는 있었으나 최종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김강률은 이번에 작은 소원 중 하나를 현실화했다.
"가기 전부터 좋은 경험을 쌓자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제구력이 안 좋아서 많이 못 던졌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것을 느꼈어요". 꼭 1년 전 네덜란드-스웨덴 야구 월드컵에 다녀왔던 양의지도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 일이 떠올랐다.
군 생활 2년에 대해 "기량을 쌓자는 심적 여유를 갖고 상무 시절을 보냈다. 그만큼 빨리 1군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도 간절했다"라며 웃은 김강률. 2008년 9월 5일 목동 히어로즈전서 김강률은 최고 153km의 공을 던졌으나 제구력이 불안해 1이닝 3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병역 미필 시절 유일한 1군 경험을 떠올리며 선수 본인도 경기 후 긴장이 엄청났다고 호소했다.
"올해 초반 선발로 나서다가 중후반에는 마무리로 나섰습니다. 군대 가기 직전에 반포크볼을 연습했는데 아직 더 제구력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1군 무대에 걸맞은 선수가 되려면요".
구단은 김강률을 지명하던 당시 '미래의 마무리감'이라는 기대감을 비췄다. 선수 본인 또한 "고교 선배이기도 한 오승환(삼성) 선배처럼 묵직한 공을 던지는 우완이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2군 선발로 3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김강률은 이제 1군에서 광속구를 선보이는 마무리로 성장을 노린다.
"마무리훈련은 물론 내년 초 전지훈련에서도 제 기량을 유감없이 떨치고 싶습니다. 등번호도 19번으로 새로 받게 된 만큼 확실한 마음가짐으로 눈도장을 받아 1군에서 뛰고 싶어요".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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