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클리닉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은 성장에 독(毒)!
어느 새 올해도 달력을 한 장 남겨 놓고 있다. 곧 겨울방학인데 날씨가 춥다고 집안에만 있지만 말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 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방학기간에도 거의 매일 학원에 다니거나 컴퓨터 게임과 TV 시청으로 하루를 보내기 때문에 운동이 부족해 몸이 허약한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그래도 요즘 아이들은 전반적으로 영양 상태가 좋기 때문에 신장이 과거보다 큰 편이다.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만 10세 어린이의 평균 신장(2008년 기준)은 남자가 143.5㎝, 여자가 144.6㎝로 집계됐다. 1970년(남자 130.3㎝, 여자 129.6㎝)과 비교하면 약 40년 사이 남자가 13.2㎝, 여자는 15㎝씩 각각 더 커졌다.
이런 평균 신장보다 적은 경우 부모들은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다니는 학교 학급에서 키가 작은 순서로 세 번째 이내에 해당하거나 또래 표준 신장과 비교할 때 10cm 이상 작은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키 순서로 번호가 빨라지는 경우 아이의 성장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성장 클리닉을 운영하는 편강한의원 서울 서초점 이아라 원장은 “아이가 또래보다 유난히 키가 작다면 먼저 식생활 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데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식생활 습관은 바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이다.
패스트푸드는 일반적으로 열량에 비해 영양이 부족하다. 몸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산과 소금, 인공 감미료의 함량은 높은 반면 정작 몸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이런 음식은 소아 성인병을 유발하고, 성 호르몬을 정상적인 나이보다 훨씬 일찍 분비시킴으로써 성장판을 닫히게 만든다.
이아라 원장(사진)은 “아이가 이미 패스트푸드에 맛을 들여 짧은 기간에 바로잡기 힘든 경우라면 먼저 영양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콜라 대신 물이나 우유를 주거나 햄버거도 온전하게 하나를 주지 말고 반쪽에 과일을 곁들인다. 라면을 끓일 때 면의 양을 줄이는 대신 파나 김치, 감자, 당근 등 야채를 첨가한다. 이 때 라면의 국물도 가급적 싱겁게 한다.

탄산음료도 성장에는 독이다. 탄산음료의 톡 쏘는 맛은 음료 속에 녹아 있는 인산 때문인데, 인산은 뼈의 성분이 되는 칼슘을 녹여 소변으로 배출시키므로 성장에 방해가 된다.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뼈가 약해지고 치아도 쉽게 부식돼 망가진다.
“달거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도 좋지 않아요. 오죽하면 ‘맛있는 것은 몸에 해롭다’는 말이 있을까요. 짜거나 매운 음식이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것은 다 아시잖아요. 지나치게 단 음식은 열량만 높고 영양소는 적은 데다 식욕을 떨어뜨립니다.”
이아라 원장은 음식을 급하게 먹는 습관 또한 어릴 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침 속에는 소화효소뿐 아니라 성장을 촉진하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들어 있다. 꼭꼭 씹어 먹을수록 소화효소와 파로틴이 많이 나온다. 또 급하게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할 우려가 있다. 아이가 식사를 하면서 TV나 책을 보는 습관이 있다면 밥 먹는 행위에 집중하지 못해 식사량이 적어지거나 과식할 우려가 있으므로 고치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아이의 키가 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아라 원장은 “하루 세 끼 끼니를 거르지 않고 편식을 하지 않는 등 어릴 적부터 균형 잡힌 식사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은 음식을 권했다.
먼저 콩, 채소, 과일, 해조류는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두부, 두유, 콩나물 등 콩 제품의 식물성 단백질은 뇌하수체에서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채소나 과일에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하다. 식이섬유소는 소화는 조금 더뎌도 변비를 방지하고 장에 남아 있는 찌꺼기를 흡수 ․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어 성장에 도움을 준다.
우유 역시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이다. 하루 2컵, 약 400cc를 마시면 좋다. 장이 약한 아이에겐 찬 우유보다 미지근하게 데운 우유를 마시게 한다. 여기에 멸치를 함께 먹이면 더욱 좋다. 등 푸른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단백질을 섭취하는 데에는 기름기 많은 닭고기나 돼지고기, 햄보다 생선이 좋다. 육류를 먹을 때는 되도록 지방보다는 살코기를 선택한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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