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과 '남격', 얄궂은 인연이 안타깝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12.05 09: 06

[OSEN 취재석] 간밤에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네요. 지난 4일 '남격' 멤버 김성민이 필로폰 상습 투약 협의로 구속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평소 기자도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의 열혈 시청자였는데요, 소식을 듣자마자 기자로서 본분을 챙기기보단 그저 시청자로서 안타깝고 놀라운 마음이 더 컸더랬습니다. 
너무 해맑고 착해 모두의 애정을 한 몸에 받던 그가 왜 그랬을까요. 기자가 더 안타까운 것은 '남격' 제작진이 김성민이란 멤버를 얼마나 소중하게 아꼈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는 '남격'이 발굴한 '예능늦둥이'였잖아요. '남격'이 발탁해 그를 만들고 가꾸고 사랑받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전까지는 그저 '탤런트 김성민'이란 존재감에 지나지 않았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김성민에 대한 신원호 PD 이하 제작진의 애정은 남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봉창 캐릭터나 4차원, 그리고 슈퍼맨 같은 김성민에게 제작진은 무한 신뢰를 갖고 있었거든요. 프로그램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람이었겠지만, 그에 앞서 인간적으로 그를 아끼고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늘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너무 착해, 바보 같아... 문제야"라며 혀를 차기도 했거든요. 그가 배우로서 정말 잘 되기를, 남자로서도 꼭 좋은 배필을 만나기를, 누구보다 바라던 제작진이었습니다.

자, 감정을 모두 배제하고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어쨌든 김성민은 그렇게 허망하게(?) 구속됐고 결국 '남격' 측에서도 하차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작진 한 관계자는 "너무 믿었기에 배신감마저 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가슴 아픈 말입니다. '남격'은 무엇보다 인간미가 살아 숨 쉬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대한민국 1등으로 웃기지 않았어도, 잘나지 않았어도 내 주위 아저씨, 삼촌, 오빠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에 어필했던 프로그램이지요. 그랬던 프로그램이 필로폰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된 멤버 김성민을 보는 심정아 오죽할까요. 만감이 교차할 것만 같습니다.
'남격'과 김성민 사이, 이 얄궂은 인연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앞서 밝혔듯 '남격'의 열혈 팬으로서 탄식이 나옵니다. 일단 김성민 퇴출을 결정한 제작진에게 아직도 남은 숙제는 너무 많습니다. 이제 그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이며, 합창단으로 쌓아놓은 착한 예능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고 넘어갈지, 멀리 본다면 새 멤버 영입까지... 고민거리가 한두 가지 아닐 겁니다. 이미 4일 저녁, 김성민 소식이 터지자마자 제작진의 전화통에는 불이 났고 신원호 PD는 그 와중에도 5일 방송분 재편집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김성민을 잘라내야 했으니까요.
신원호 PD 이하 제작진의 당혹감, 허탈함... 등의 심정을 어렵사리 추측해봅니다. 그저 한 명의 배우로 그칠 뻔 했던 김성민을 발견하고, 예능계 보석으로 키워냈던 이들이, 지금은 그를 통편집하고 앉아 있어야 하니까요. 자꾸 말하지만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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