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올 한해 충무로는 원빈, 강동원보다 더욱 빛났던 ‘미친 존재감’들이 있다.
절대적인 분량이 많지 않거나 혹은 단 한순간 나오고 끝이 나더라도 스크린을 꽉 채우며 ‘미친 존재감’을 발휘한 이들이 있다. 올해 자신이 출연한 영화 4편을 모두 흥행시키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송새벽과 올해 3편의 영화를 선보이면서 카멜레온처럼 변신한 류승범, 소름 돋는 연기를 선보인 유해진이 바로 그들.
“나왔다 하면 빵 터진다. 그 이름은 송.새.벽.”

올해 그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배우를 꼽자면 바로 송새벽이다.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송새벽은 순식간에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나왔다 하면 그야말로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방자전’을 시작으로 ‘해결사’ ‘시라노;연애조작단’에 이어 ‘부당거래’까지 분량이 많든 적든 그가 이름을 올린 영화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방자전’에서 변태적 성취향을 가진 변학도에서 부터 ‘해결사’의 형사, 연애 숙맥 ‘시나로;연애조작단’을 거쳐 양아치 ‘부당거래’까지 송새벽은 어떤 옷을 입어도 자기만의 색깔로 소화해냈다. 어리바리함을 극대화시켜 ‘신선’하면서도 확고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었다.
송새벽은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충무로 캐스팅 1순위로 떠오른 것은 물론 영화제 트로피도 싹쓸이 하고 있다. 제 19회 부일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시작으로 제 47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조연상, 제 30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신인남우상, 제 31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까지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이 남자. 진지한데 웃긴다. 왜지?”
류승범은 올해 그 어떤 배우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10년 개봉한 영화만 4편. 올해 1월 ‘용서는 없다’를 시작으로 ‘방자전’ ‘부당거래’ ‘페스티발’ 4편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조연이 아닌 주연배우로서 일 년에 4편의 영화를 찍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 4편의 영화 모두 ‘중박’ 이상의 흥행을 거둬들이는 ‘파워’도 자랑했다.
석 달에 한번 꼴로 영화를 선보인 류승범이지만, 나올 때 마다 새로운 모습과 연기로 ‘카멜레온’을 떠올렸다. 배역 자체도 화려하다. ‘용서는 없다’에서는 웃음을 잃어버린, 차가운 눈으로 오로지 치열한 복수를 감행하는 살인범으로, ‘방자전’에서는 우리나라 고전 속 ‘백마탄 왕자님’인 이몽룡을
치졸하면서도 사악한 인물로 변모시켰다.
‘부당거래’에서는 냉정하고 야비한 검사로 진지함 속에서 웃음까지 주는 센스를 발휘했고, ‘페스티발’을 통해서는 베일에 싸인 오뎅장수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부당거래’와 ‘페스티발’에서는 본인은 한없이 진지하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주는 묘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유해진. 소름돋는 연기로 일타이피”
유해진은 개성파배우다. 외모도 그렇거니와 그의 연기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개성 강한’ 영역이 있다. 신들린 듯 한 연기는 관객을 소름 돋게 하고, 의외의 곳에서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빵’ 터지는 웃음 포인트가 된다.
‘이끼’와 ‘부당거래’에서 유해진은 이중, 아니 삼중 사중인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이끼’에서 권려자인 마을이장(정재영)이 시키는 온갖 잡일을 했던 유해진은 구수한 사투리로 순박한 시골청년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수상했고 살인까지 일삼는 동시에 마지막에는 신들린 듯 오열연기를 펼쳐 관객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 올해 영화제의 ‘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이변이 없는 결과였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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