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10년 만에 K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넬로 빙가다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쏘나타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아디의 헤딩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제주에 승리를 거둔 서울은 K리그 13경기 무패 행진(10승 3무)을 이어감과 동시에 홈 경기 18연승(1PK 승 포함)을 기록하면서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아디는 1-1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후반 27분 제파로프의 코너킥을 문전에서 헤딩으로 연결, 그대로 골망을 가르며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컵이 걸린 경기답게 양 팀은 경기 초반 조심스럽게 상대의 전력을 탐색했다. 특히 제주는 주로 원정 팀이 보여주는 전술을 그대로 보여주며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반면 서울은 챔피언 결정 1차전 막판의 상승세를 잇기 위해 데얀 정조국 최태욱 제파로프 등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을 기용, 선제골을 위해 제주를 거세게 몰아쳤다.
제주의 공격은 주로 중원에서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와 함께 오른쪽 박스로 침투하는 배기종을 노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서울은 좌우 측면의 김치우와 최태욱을 활용해 공격을 전개했다.
제주의 수비적인 모습에 경기 초반은 서울이 경기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전반 10분 데얀이 내준 공을 김치우가 그대로 아크 정면에서 슈팅, 골키퍼를 맞고 나온 것을 다시 데얀이 밀어 넣는 장면은 비록 오프사이드였지만 '역시 서울이다'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만들었다.

이후 분위기를 잡은 서울이었지만 제주의 역습 한 방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25분 현영민의 백패스를 김용대가 걷어 찬 것이 배기종에게 연결, 배기종은 오른쪽 박스에서 문전으로 향하던 산토스에게 내줬다. 공을 받은 산토스를 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며 왼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그렇지만 제주는 선제골을 기뻐할 틈도 없었다. 선제골을 넣고 1분 뒤, 박스 안에서 정조국의 돌파를 막다가 파울을 범한 것. 주심은 그대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정조국은 가운데로 때리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한 골씩을 주고 받은 양 팀은 이후 공격에서 침체된 모습을 보이며 이렇다 할 공격없이 지루한 공방전을 펼쳤다. 전반 막판 제주의 오승범이 아크 정면에서 강하게 찬 슈팅이 김용대의 선방에 막힌 것이 전부였다.
동점으로 전반을 마친 양 팀은 분위기의 전환을 위해 선수들을 교체했다. 서울은 정조국 대신 최현태를, 제주는 배기종 대신 네코를 투입했다.
그렇지만 양 팀 감독들의 노림수대로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양 팀 모두 공격에서 이렇다 할 찬스가 없었던 것. 그러나 양 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상대 골문을 두들겼다.

특히 서울은 5만 명이 넘는 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격적으로 나섰다. 결국 서울의 끈질긴 공격에 제주는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27분 제파로프의 코너킥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아디가 헤딩으로 연결, 제주 골문을 흔든 것. 서울에게는 천금과 같은 골이었다.
1-2로 뒤지기 시작한 제주는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구자철을 투입하는 초강수로 동점골을 노렸다. 그렇지만 리드를 잡은 서울은 제주의 반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서울은 남은 시간 동안 1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제주에 2-1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1·2차전 합계 4-3으로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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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