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FC 서울이 시즌 내내 기복없는 모습을 보인 끝에 K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지난 10년 동안 서울에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넬로 빙가다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쏘나타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아디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전신인 안양 시절(2000년) 이후 10년 만에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사실 서울이 상위권을 질주한 것은 한 두 해가 아니다. 2004년 연고를 이전한 후 서울은 2005년과 2007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6강 안에 들었다. 특히 2008년부터는 항상 최상위권에 머무르며 강력한 우승 후보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은 꼭 결승 문턱 혹은 시즌 막바지에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년 동안의 이런 모습에 서울은 이번 시즌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에게 "서울은 매번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에 무너질 것이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렇지만 대꾸할 수가 없었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 만큼은 달랐다. 최 감독의 예상과 달리 서울은 오히려 리그 막바지에 제주를 제치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것. 리그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더욱 강력해지는 모습이었다. 서울은 그 상승세를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가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경기 후 만난 서울 선수들은 한결같이 이런 말을 했다. "새로 팀에 합류한 고참 선수들 덕분이다". 이날 경기서 선발 출전한 11명의 선수들 중 이번 시즌 서울에 새로 합류한 선수는 총 6명. 절반이 넘는 숫자였다. 특히 그 중 K리그 우승을 경험한 선수로는 현영민 김용대 최태욱 최효진 하대성이 있었다.
이들의 합류는 단순히 기량이 좋은 선수들의 합류에 그친 것이 아니었다. 항상 서울에는 뛰어난 능력의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 결과는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던 것.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지도 외에도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팀을 만들어 갔다.
이승렬은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시즌 막판에 경기서 지면 그냥 졌나보다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았다. 연패를 해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그렇지만 올 해는 달랐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면 형들이 잡아주셔서 안일하게 경기를 할 수가 없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수문장 김용대는 "새롭게 팀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고참 선수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서울에는 그런 역할을 할 선수가 없었는데 우리가 들어오면서 팀을 이끌 선수들이 시즌 내내 존재하게 됐다"면서 "기존의 선수들도 잘 따라줬다"고 덧붙였다.
사실 시즌 초 베테랑 선수들의 대거 합류는 서울의 조직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위험성을 감수한 서울의 적극적인 모습에 기복이 심했던 젊은 선수들은 더 이상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서울도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으로 정규리그 1위와 우승까지 차지하게 됐다.
이제 서울에 남은 것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도전이다. K리그서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것처럼 서울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이제는 베테랑들은 물론 젊은 선수들도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의 서울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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