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웰튼의 관절이야기] 술자리 좋아하다 엉덩이 관절 탈난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12.06 10: 05

얼마 전 겨울산행 중 삐끗해 엉덩이와 허리쪽에 심한 통증이 생겼다며 본원을 찾아온 윤모씨.(나이 44세, 남) 금세 낫겠거니 하고 파스로 버텨봤지만, 점점 심해진 통증은 동네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MRI를 통해 정밀검사 해본 결과 윤모씨의 병명은 대퇴골두(넙적다리뼈머리)가 썩어 들어가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 윤모씨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병명에 크게 당황해 했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최근 그 발생빈도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고관절(엉덩이)계통의 질환이다. 하지만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져 있지 않고 증상이 허리디스크와 비슷해, 윤씨처럼 병에 걸리고도 치료시기를 놓쳐 말기까지 병을 키우는 환자가 많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주로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주된 원인은 과도한 음주다. 체내에 알코올이 축적 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아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부족하게 되어 썩게 되기 때문이다.
◆ 연말 연시 회식술자리, 엉덩이 관절 신경 써야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골반 뼈와 맞닿고 있는 넓적다리뼈의 끝부분 즉, 대퇴골의 머리에 해당되는 대퇴골두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가 죽는 질환이다. 술을 즐기는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음주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여 혈액이 쉽게 응고하도록 만들어 미세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음주에 의해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발병할 가능성은 30~40%에 이르며, 음주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의 발병률은 서구인에 비해 5배가 높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음주를 경험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젊은 남성 또한‘대퇴골두무혈성괴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본원의 통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대퇴골두무혈성괴사’로 수술을 받은 남자 환자 중 비교적 젊은 30~40대 환자가 50%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젊은 층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주된 증상으로는 다리를 벌릴 때 사타구니가 아픈 것이 특징인데, 특히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또 땅을 디딜 때 욱신욱신 쑤셔 절뚝거리기도 한다. 대퇴골두의 함몰이 심해지면 다리 길이가 짧아진 것을 느끼게 되며, 걸음걸이가 달라지는데, 이런 증상을 느낄 정도면 이미 수술로만 치료가 가능한 말기일 경우가 높다.
◆ 근육 손상 없이 치료하는 ‘근육보존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초기에는 X-Ray에서도 그 결과를 찾기가 힘들고 지나치기 쉬어 고관절의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괴사정도가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인데, 최근 시행되고 있는 ‘근육보존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은 기존의 수술과는 달리 외회전근을 자르지 않고 밀어 젖혀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기존수술의 경우 탈구의 위험 때문에 수술 후 6주 정도까지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랐으나, ‘근육보존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은’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을 비롯한 기본적인 움직임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또 기존의 근육을 자르지 않고 보존하기 때문에 삽입한 인공관절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며, 탈구의 가능성도 대폭 감소되었다.
◆ 예방 위해 지나친 음주 삼가야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의 예방법은 우선 지나친 음주와 흡연 등을 삼가고 꾸준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다. 또한 고관절의 특성상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양반다리자세나 다리 꼬는 자세 시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낀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다리를 들거나 걸을 때 특히 심각한 고통이 있다면 반드시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웰튼병원 관절 전문의 송상호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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