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피할 수 없는 신성한 의무다. 병역혜택을 받지 않는 이상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젊었을 때 승부를 봐야 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군대는 무거운 짐이다. 입대 시기가 다가올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인지 2011년을 남다른 각오로 맞이하는 선수들도 있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두산에서는 이현승과 최준석이 2011년을 벼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에서 영입되며 큰 기대를 모았던 이현승은 어깨 부상 여파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6경기에서 3승6패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4.75. 시즌 중반까지 선발로 나와 부진했지만 8~9월 2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6으로 호투한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7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96으로 위력을 이어갔다. 시즌 막판 구위가 상승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놓았다.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최준석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데뷔 후 가장 많은 127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결승타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개를 작렬시키며 해결사 노릇까지 해냈다. 김현수, 김동주와 함께 공포의 클린업트리오를 형성했다. 내년 시즌 두산의 'V4'를 위해서라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카드가 바로 최준석이다.
2009년 한국시리즈 MVP에 빛나는 나지완도 군입대를 미루고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2009년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터뜨리며 주목받았던 나지완은 그러나 군입대를 의식한 나머지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109경기에서 타율 2할1푼5리 15홈런 53타점에 그친 것. 시즌 막판 분발이 아니었으면 최악의 성적이 날 뻔했다. 내년에는 오히려 군입대에 대한 부담을 벗어던지고 최희섭과 김상현의 뒤를 받칠 것으로 기대된다.
LG 박경수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3년 데뷔 후 매년 유망주 소리를 듣고 있는 박경수지만, 어느덧 군입대를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됐다. 하지만 내년 시즌 LG 부활을 위해 또 다시 군입대를 미뤘다. 올해 허벅지 부상 여파로 80경기에서 타율 2할6푼 3홈런 21타점 10도루에 그친 만큼 더욱 독기가 올라있다. 유격수 오지환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형성해 LG의 내야진을 이끌어야 할 중책을 안고 있다.
한화에는 윤규진이 있다. 올해 47경기에서 1승2패4홀드 평균자책점 3.38를 기록하며 승리조로 활약한 윤규진은 올 시즌을 마치고 군입대할 계획이었지만, 구단의 요청아래 1년 더 뛰기로 결정했다. 어느덧 한화 투수조에서 고참의 위치가 된 만큼 어린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도 있다. 올 겨울 결혼하는 윤규진은 내년이 군입대 전 마지막 시즌인 만큼 남다른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군입대를 미루고 벼랑끝 각오로 2011년을 준비하는 선수들.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고 당당하게 입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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