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에이스 판웨이룬이 바꿔 놓을 수 있는 외국인 판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2.07 07: 07

대만 에이스 판웨이룬(28)이 SK 와이번스의 영입 대상 리스트에 오른 것이 확인됐다. 그러자 상대적으로 관심은 카도쿠라(37)와 글로버(34)에게 쏠렸다.
야구규약에 '구단이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의 수는 3명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단 단일경기 출장은 2명 이내로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카도쿠라와 글로버는 SK의 2011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이는 곧 SK가 규정에 따라 지난달 25일까지 둘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다는 뜻이다. 이제 SK와 둘은 오는 31일까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판웨이룬의 등장으로 변화가 생겼다. 판웨이룬이 SK에 입단할 경우 카도쿠라나 글로버 중 한 명은 규정에 따라 재계약이 불가능하다. 계약을 포기해야 한다.
이럴 경우 카도쿠라나 글로버 중 한 명은 한국의 다른 팀을 알아볼 수도 있고 아예 한국을 떠나 리그를 옮길 수도 있다. 외국으로 가는 경우야 상관없다.
하지만 둘 모두 국내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판웨이룬 영입은 SK로서도 모험을 선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카도쿠라와 글로버를 원하는 구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SK다. 실제로 몇몇 구단은 판웨이룬 등장 이후 외국인 투수 영입 속도를 살짝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카도쿠라는 내년 만 38세가 된다. 하지만 올해 14승 7패에 3.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시즌 초반에는 7연승으로 승승장구했다.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기도 했으나 포크볼이 위력적이다. 등판 간격을 조절한다면 풀시즌을 치르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작년 대체 외국인 투수로 SK 유니폼을 입고 9승 3패 1.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글로버는 올해 6승 8패 5.66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하지만 2005년 이후 100이상을 던져 본 적이 없었던 글로버가 올해 부진은 당연하다는 측면도 있다. 이는 곧 내년에는 다시 정상 기량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직구, 싱커 등 구위만 회복하면 오히려 카도쿠라보다 위협적일 수 있다.
국내에는 카도쿠라와 글로버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 곧 카도쿠라 혹은 글로버가 어떤 팀으로 가느냐에 따라 순위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를 잘알고 있는 SK로서는 불확실한 판웨이룬의 영입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판웨이룬이 SK와 인연을 맺지 못한다 하더라도 카도쿠라와 글로버가 재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면 다른 구단이 판웨이룬을 전격적으로 영입할 수도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의리가 통용되지 않는 곳이 바로 외국인 선수 시장"이라면서 "계약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스프링캠프 합류가 이뤄지고 나서야 그나마 안도할 수 있다. 시즌 내내 신경이 쓰이고 시즌 막판을 갈수록 다시 힘들어지는 것이 외국인 투수와의 거래"라고 설명했다.
또 카도쿠라나 글로버 둘 모두와 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괜찮은 외국인 투수가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이다. SK는 현재 윈터리그를 보기 위해 박철영 스카우트와 김상진 투수 코치를 파견한 상태다. 거기서 눈에 띄는 투수가 있다면 역시 카도쿠라-글로버 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아니면 카도쿠라나 글로버가 SK의 제안을 뿌리치고 해외 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앞으로 5년 동안 한국 무대를 밟을 수 없다. 
야구관계자는 "과연 카도쿠라가 일본에서 부름이 오면 가지 않겠는가. 글로버도 미국에서 부르면 무조건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국인 선수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무조건 돈과 신용이다. 철저한 시장논리다. 그런 만큼 마지막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판웨이룬의 영입은 분명 다른 구단에 연쇄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되고 있다. 대만 최초 선수라는 측면 외에도 판웨이룬은 리그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의중에 달려 있기도 하다.
 
SK는 이번주 진상봉 운영1팀장이 대만으로 직접 건너가 교섭에 나선다. 몸값 정도만 알아오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여기서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판웨이룬의 영입에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