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우드. 당신은 2003년 내셔널리그 삼진 1위를 차지하는 등 최고의 투수였죠. 그런데 이후 수술을 수 차례 받았고, 지금도 등 근육 부상 중이군요. 가끔은 야구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도 같은데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이 뭔가요?".
지난 4월 OSEN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홈구자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케리 우드(33)와 인터뷰를 했다. 이날 우드는 경기장 라커룸에서 아들을 데려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드는 "난 야구가 좋다.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부상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일이다"며 웃음을 지었다.
LG 트윈스 '로켓맨' 이동현(27)도 케리 우드 만큼이나 고난 극복의 시간이 있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이동현은 지난 2004, 2005, 그리고 2007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한 부위에 같은 수술만 3차례를 받고 5년만인 지난해 후반기 마운드에 복귀했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동현은 올 시즌 삼성과 개막전에서도 구원등판 승리를 거두며 지난 5년간 재활하며 땀 흘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운드 위에서 차마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이동혀은 "솔직히 정말 울컥했다"고 당시 감정을 표현했다.
6일 구리구장에서 만난 이동현은 "토미존 수술을 3번해서 공 던지는 투수는 세계 처음이다고 제 수술을 집도한 조브 클리릭 앤드류 박사가 직접 그랬다"며 "첫 번째 두 번째 수술을 해서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기 때문에 한번 더 해서 야구를 꼭 다시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이동현은 올 시즌 LG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전천후로 활약하며 68경기에 등판 7승3패 4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2002년 이후 LG 마운드 첫 필승조가 부활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마무리 오카모토가 고전할 때 김광수와 함께 긴 이닝도 소화했다. 이 때문에 시즌 중반까지 좋았던 페이스가 많은 경기에 나가다 보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왔다. 후반부에는 무릎이 안 좋았다.
다행히 지금은 몸도 마음도 많이 좋아져 맘껏 웃을 수 있지만 그 역시 재활의 고통 때문에 야구를 포기하고픈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마운드에 복귀해서 공을 던지고픈 마음이 훨씬 컸기에 5년이라는 재활 시간을 담담히 견뎌낼 수 있었다.
이동현의 말 속에는 어쩌면 공을 던질 수도 없었던 상황에서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욕심이 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재기상'이다. 이동현은 "솔직히 재기상은 받아보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다른 상보다 재기상은 욕심이 간다. 만약 받게 된다면 5년동안 고생했다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난 '재기상' 수식어가 좋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천후로 활약했고, 마무리투수 자리가 비어있는 만큼 내년 시즌 목표를 묻자 이동현은 "당연히 마무리에 대한 욕심은 버리지 않았다. 내 야구 인생 끝나는 순간까지 LG에는 김용수, 이상훈, 이동현이라는 마무리투수가 있었다는 기억을 팬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왜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냐는 질문에는 다소 엉뚱하게 "동정심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수술을 3번 하다 보니까. 이상훈 선배 이후 LG에 입단해서 꾸준한 투수는 나랑 류택현 선배밖에 없다. 2002년 준우승 당시 던진 투수가 나 밖에 없어서 사람들이 기억해 주는 것 같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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