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시계만큼 느리게 돌아가는 시계가 있을까. 종착역이 없을 것 같던 '폭풍' 홍진호(28, 공군)의 국방부 시계가 이제 불과 23일 밖에 남지 않았다.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홍진호가 사실상 제대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7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10-2011시즌' 2라운드 공군과 폭스의 경기 2세트에 출전한 홍진호는 전상욱의 날카로운 벙커링을 막아낸 뒤 저글링 역습으로 멋진 승리를 연출하며 스코어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금주 중으로 제대 휴가를 떠나는 홍진호는 악몽처럼 쫓아다니던 벙커링을 극복하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e스포츠 레전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홍진호의 승리를 발판삼아 공군은 폭스를 4-2로 꺾고 시즌 4승(9패)째를 신고했다. 여기다가 이날 MBC게임에 패한 KT를 제치고 탈꼴찌에 성공하며 9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홍진호가 출전한 2세트. 2010-2011시즌 개막 이후 후배 양성에 주력하던 홍진호는 자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고별전을 승리로 장식할 각오였던 홍진호는 전상욱의 날카로운 벙커링에 흔들리지 않고 앞마당을 지켜내는 승리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첫 번째 고비를 넘긴 홍진호는 곧바로 저글링을 추가생산하는 대로 전상욱의 진영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성난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홍진호의 공격에 전상욱은 입구지역을 돌파당하며 일꾼 다수가 손상당하면서 사실상 승부는 기울어졌다.
홍진호의 피날레 카드는 뮤탈리스크. 뮤탈리스크 1개 부대를 생산한 홍진호는 소수 병력이 근근하게 버티고 있는 전상욱의 본진을 휘저으며 고별전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홍진호의 승리를 시작으로 공군은 이성은 김성모 민찬기 등이 선임 홍진호를 위해 승리를 선사하며 선임의 제대 승리를 함께 자축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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