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추승균이 잘해줘 이길 수 있었다".
전주 KCC는 지난 7일 대구 오리온스를 맞아 94-89로 승리하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재개된 리그에서 4연패하며 8위까지 추락했던 KCC는 이날 승리로 한숨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KCC 허재 감독은 "모처럼 추승균이 잘해줘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전노장' 추승균(36·190cm)은 올 시즌 가장 많은 21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이었다. 1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추승균은 3쿼터에도 7점을 올리며 힘을 냈다. 4쿼터 경기 막판 자유투 2개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평균 8.4점으로 데뷔 후 가장 적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추승균은 이날 시즌 처음 20점대 득점을 올리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자유투 8개를 모두 다 적중시키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 1997~1998시즌 데뷔한 추승균은 무려 14시즌째를 소화하고 있다. 전신 대전 현대 시절부터 포함해 KCC 한 팀에서만 쭉 몸담고 있다. 진정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것이다. 이제 그와 젊은 시절을 함께 했던 농구대잔치 세대들은 하나둘씩 유니폼을 벗고 코트를 떠났다. 이창수(41, LG)와 김병철(37, 오리온스)을 제외하면 그보다 나이 많은 선수도 없다. 서장훈(전자랜드)과 함께 전체 서열 3번째다.
그러나 추승균은 여전히 주전으로 뛰고 있다. 2008~2009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를 차지하며 정점에 올랐던 추승균은 그러나 지난 시즌 평균 8.8점으로 처음으로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야투성공률도 41.5%로 데뷔 후 가장 낮다. 확실히 예전처럼 부지런한 활동량과 칼날 같은 슈팅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KCC는 여전히 추승균이 활약해야 더 위력적인 팀이 된다.
강병현과 유병재라는 젊은 선수들이 있지만 아직 슛의 정확도에서 추승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하승진·크리스 다니엘스의 압도적인 높이의 우위와 전태풍이라는 테크니션을 보유하고 있는 KCC지만 슈터의 부재로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승균의 존재 가치가 여전한 것이다. 실제로 KCC는 추승균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3경기에서는 무난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추승균은 "몇 십년간 풀타임으로 뛰다 올해 출장시간이 많이 줄었다. 몸 밸런스가 깨져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추승균은 데뷔 후 처음 30분 미만의 출장시간을 얻고 있다. 하지만 추승균은 "지금 시즌 중이지만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몸을 계속해 만들어가고 있다"며 "배울 점이 많은 선수가 되고 싶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승균의 노익장, KCC 부활의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퍼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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