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구장, 롤모델로 미네소타 타겟 필드 어떨까?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2.08 07: 07

KIA와 광주광역시가 마침내 야구전용구장 신축을 결정했다. KIA는 7일 광주광역시의 전용구장 건립을 위한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프로야구 전용구장 건립을 위한 투자를 최종 결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물론 14일 광주광역시청 소회의실에서 서영종 대표이사와 강운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야구장 건립을 위한 입지 확정, 재원 확보, 향후 건립 계획 등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확정 발표하고 야구장 건립 위ㆍ수탁 협약식을 체결할 예정이다.
KIA 타이거즈 모구단인 KIA가 광주야구장을 건립하는데 필요한 비용 1000억원 중 300억원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00억씩 투자하기로 약속한 만큼 이제 첫 삽만 뜨면 된다.

그렇다면 새로운 광주구장은 어떻게 지어질까. 일단 광주시와 KIA는 일본 히로시마 마즈다 줌줌스타디움을 롤모델로 거론하고 있다. 마즈다 줌줌 스타디움이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공간활용을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개장한 미국프로야구 미네소타 트윈스 홈구장인 타겟 필드 역시 광주시와 KIA가 경기장 건설에 참고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타겟 필드는 3만 9504석으로 5억 2200만달러(약 5900억원)을 들여 3년여 공사 끝에 지난 3월 완공됐다. 타겟 필드는 2010 'ESPN매거진'이 선정한 미국 프로스프츠 경기장 213곳 중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인 뉴욕 양키스 홈구장인 뉴양키스타디움을 누르고 전체 1위에 올랐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경기장 시설 설계
"라커룸에 어떤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 주방에 꼭 필요한 공간은 어떤 것이 있지?, 기자실에 취재 물품 보관함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미네소타 구단은 경기장을 설계할 때 경기장 곳곳 각 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의 의견을 경청 후 수렴했다. 그리고 이를 설계에 적극 반영했다.
일단 선수단 라커룸은 선수들에게 의견을 물어 어떤 시설이 있으면 좋겠는지, 또 필요 없는지, 어느 공간에 어떤 시설을 놓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묻고 설계했다. 더불어 각자 라커 수납 공간의 크기 및 디자인까지도 참고했다.
기자실은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 필요한 시설을 구축했다. 예를 들면 인터넷 케이블선이 버튼을 누르면 책상에서 자동으로 나오게 한다든지, 무선랜도 각각 다른 아이피를 여러 개 만들어 고장이 났을 때 다른 것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자들 노트북 가방 등은 의자 뒤에 개인 사물함을 만들어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단 및 구장내 식당은 요리사의 의견을 들었고, 트레이닝실은 트레이너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필요한 시설 및 공간 활용했다. 대표적인 시설은 대형 욕조 스파 안에 러닝 머신을 설치했다. 재활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다. 미네소타 직원들이 사무실 역시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업무 처리에 유용한 시설들을 넣었다.
선수단 라커룸에는 미네소타를 대표하는 타자인 커비 파켓이 "오늘 우리는 살아야 한다. 내일 누구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LIVE FOR TODAY, TOMORROW ISN'T PROMISE TO ANYONE)"라는 표어가 걸려있다. 선수들에게 '오늘, 매경기 열심히 하자'고 말하고 있다.
▲경기장은 지역 업체를 최대한 활용해 건설
미네소타는 타겟 필드를 건설하면서 필요한 시설을 최대한 미네소타 인근 지역 업체와 건설 물자를 활용했다. 뉴욕 양키스의 경우 경기장내 필요한 대리석을 인도에서 수입했다. 그러나 미네소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라인스톤'을 경기장 건설에 사용했다.
경기장내 외야 잔디는 사계절 내내 녹음을 머금고 있다. 잔디 밑에 열선 장치를 깔아 아무리 춥고 눈이 내려도 잔디가 15도를 인식하게 해 최상의 잔디 상태를 시즌 내내 유지했다.
▲와이파이는 기본, 지역 먹거리가 경기장에 총집합
올 시즌 타겟 필드에는 119개의 와이파이가 설치됐다. 휴대폰을 이용한 트위터 등 여러 서비스를 즐기는 관중들로 하여금 필요에 따라서 언제든지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내년 시즌에는 와이파이 시설을 더 확충할 예정이다.
VIP석과 일반석 의자에도 차별을 뒀다. 일반의자는 플라스틱으로 설치한 반면 VIP석은 고급 원목 의자를 놓아 전통적인 미를 살려 인기가 높다.
미네소타 구단은 또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미네소타에 오시면 어떤 음식을 드시고 싶으신가요? 어떤 음식을 맛있게 드셨나요?"등을 물어 인기있는 음식을 경기장 내에 모두 입점시켰다.
미네소타 구장의 특징은 올 시즌을 마치고 팬들 및 선수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600만달러(약 80억원)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미네소타 간판 타자인 저스틴 모노는 올 시즌 중반 구단 관계자에게 "외야가 너무 멀다"며 "5m만 당겨 달라"고 건의했다. 2009년 메트로돔 시절 홈경기 팀홈런 숫자가 96개였던 것에 반해 올 시즌에는 76개에 그쳤다. 모노는 홈구장 홈런이 4개, 조 마우어는 달랑 1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구단이 들어주지 않았다.
물론 신광주구장 건설 예산이 타겟 필드 비용의 1/5에 불과하지만 필요한 시설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짓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15억달러(약 1조 6980억원)를 들인 뉴양키스타디움보다 타겟 필드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것처럼 말이다.
agassi@osen.co.kr
<사진>미네소타 트윈스 데이빗 김 스카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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