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SK 와이번스에서 1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경험한 전준호(41) 코치가 해외 연수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전 코치는 지난달 13일 일본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의 한일 클럽 챔피언십이 끝난 후 김성근(68) SK 감독을 찾아 "미국으로 야구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많이 배워와서 감독님께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내년 함께 할 수 없다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표시했다.

이에 김 감독은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결정하라"고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한 차례 전 코치를 돌려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잔류를 권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전 코치의 결심을 돌리지 못했다.
전 코치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1년 동안 SK에서 우승까지 경험해 행복했다. 하지만 처음 지도자 생활에서 더 깊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감독님께서 두 번째 면담 때 허락을 하셨다"고 밝혔다.
2009시즌 후 히어로즈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사실상 방출됐던 전 코치는 김 감독의 콜을 받고 선수생활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그동안 인연이 없었던 김 감독의 부름에 놀라기도 했으나 이내 자신을 알아주는 감독과 팀을 위해 지도자로 첫 발을 과감하게 내디뎠다. 덕분에 좀 더 세밀하게 야구를 알아야 하고 분석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디를 봐야 상대의 약점을 볼 수 있는지도 알게 됐다.
그러나 전 코치는 자신이 많은 것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다. SK의 일본인 코치들로부터 많은 최신 정보들을 얻을수록 스스로 더 공부해야겠구나 하는 결심도 함께 굳어져 갔다.
그는 지도자 생활이 선수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통산 550도루에 2000안타를 돌파한 레전드의 상징 '성구회' 초대 멤버지만 개개인의 선수에 맞는 다양한 카드의 부족을 알게 되면서 야구의 깊이를 새삼 깨달았다다. 비록 1년이었지만 안주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고 결정적으로 선수에게 도움을 크게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는 "마무리 캠프까지 끝내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미안하다. 한편으로는 '미리 준비해서 가라'고 배려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김 감독님과는 선수생활 동안은 인연이 없어 함께 못했는데 지도자로라도 배울 수 있어 운이 좋았다"면서 "선수들에게 '코치로 있으면서 선수들을 가르쳤다기보다 선수들에게 오히려 많이 얻고 배우는 기회가 됐다. 더 도움되는 지도자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학원을 다니며 영어 공부에 한창인 전 코치는 "일단 연수기간을 2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3개 정도의 메이저리그팀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내년 2월 스프링캠프를 통해 합류할 예정"이라면서 "감독님과 SK 구단에 죄송스런 마음도 있다"고 고마워했다.
연수할 팀이 정해지는대로 미국 현지 답사에 나설 예정인 전 코치는 "이제 혼자 해결해야 한다. 고생길이 훤하다"고 웃었지만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계신 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긴장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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