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계약 마지막해를 앞두고 감독이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은 농후하다. 일본 야쿠르트서의 2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좌완 이혜천(31. 두산 베어스)의 복귀로 인한 두산 좌완 선발 경쟁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두산은 8일 야쿠르트서 2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좌완 이혜천과 계약금 6억원 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1억 5000만원 등 1년 최대 11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이혜천은 야쿠르트 2년 동안 주로 좌완 불펜으로 출장하며 61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4.12의 성적을 남겼다.

당초 야쿠르트 코칭스태프는 이혜천이 다음 시즌까지 뛰어주길 바랐으나 구단 내부에서 계약 연장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국내 복귀를 결심한 이혜천은 시일을 기다린 끝에 친정팀 두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꼭 2년 전 일본 진출을 결심하며 "반드시 두산에 복귀하겠다"라는 약속을 지킨 셈.
구위 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은 이혜천이 두산으로 복귀하면서 좌완 선발 경쟁 체제도 불이 붙었다. 김경문 감독은 재임 이후 "선발진에 왼손 투수 1~2명 정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라는 뜻을 밝혔던 감독. 따라서 이혜천과 지난해 말 이적해 온 이현승(27)이 선발진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2008시즌까지 프로 11시즌 통산 53승 40패 56홀드 6세이브 평균 자책점 4.16을 기록한 이혜천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가담하며 22승을 올렸다. 2007시즌 허리 부상으로 인해 페넌트레이스에 출장하지 못했던 이혜천이지만 최근 3시즌 동안 그의 평균 자책점은 3.72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2006시즌 규정이닝 이상인 142이닝을 소화하며 8승 6패 평균 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평균 자책점 부문 4위를 기록하기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두 자릿 수 승수는 실패했으나 특유의 투구폼과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제압했던 좌완이다. 계투 요원 이미지가 강한 이혜천이지만 선발로서 결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거액의 계약으로 두산 복귀를 확정지은 만큼 팀에서도 이혜천을 선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시즌 3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긴 이현승 또한 2011시즌 명예회복을 향한 한 시즌을 꿈꾼다. 2009년 히어로즈 에이스로 13승을 올렸으나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가 좋은 편이 아니던 이현승은 결국 어깨부상까지 겹치며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는 현대 입단동기였던 장원삼과 치열한 계투 싸움을 펼치는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마지막에 잘 던지고 나니 여기저기가 아프더라. 최근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고 지금은 상태가 괜찮은 편"이라며 웃은 이현승은 2011시즌 제 활약을 떨치겠다는 각오다. 특히 군입대까지 미루며 2011시즌 맹활약에 초점을 맞춘 이현승인 만큼 올 시즌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 강하다.
내년 1월 펼쳐질 미야자키 전지훈련서부터 이혜천과 이현승은 선발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다음 시즌 좌완 선발로 두산 선발진의 축이 될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이혜천-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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