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역전승이었다. 지난 10월 21일 이후 50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의 새로운 키워드는 역전승이다. 올 시즌 거둔 13승 가운데 8승이 전반까지 뒤지다 후반에 뒤집은 경기였으며 그 중 6승이 4쿼터서 역전시킨 경기였다.
그 중심에 바로 '타짜' 문태종(35·198cm)이 자리하고 있다.

문태종의 해결사 본능이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5일 대구 오리온스전에서 4쿼터 10점 포함 후반에만 19점을 몰아넣으며 19점차 열세서 대역전승을 이끌었던 문태종은 8일 서울 SK전에서도 4쿼터 15점을 포함 후반에만 17점을 집중시키며 다시 한 번 전자랜드의 역전승을 주도했다.
오리온스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3·4쿼터 6개의 야투를 모두 적중시킨 문태종은 SK전에서도 4쿼터에도 6개의 야투 가운데 5개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4쿼터 평균 득점이 21.4점으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그 중 7.3점을 바로 문태종이 책임졌다. 문태종은 올 시즌 16경기에서 평균 18.0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4점으로 3쿼터 이후에만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애론 헤인즈(삼성·15.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4쿼터로만 한정시키면 문태종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없다. 4쿼터 득점왕인 것이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문태종에 대해 "농구를 알면서 하는 친구"라고 요약했다. 유 감독은 "동생 문태영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플레이를 하는 데는 훨씬 유용하다. 자신에게수비가 집중되면 직접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 패스를 빠르게 돌릴 줄 안다"고 평가했다.
문태종은 그러면서도 승부처가 되면 직접 해결하는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 감독은 "남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하지만 할 때는 해주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처럼 승부처마다 유독 강한 것에 대해 문태종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있게 할 뿐이다. 선수 생활 내내 클러치슛을 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몸에 배어있는 것 같다. 또 항상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문태종은 "전반전에 활약이 미미한 것을 개선해야 한다. 전반에 열심히 노력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팀 동료 서장훈은 "전성기가 지났지만 그래도 슛 하나 만큼은 국내 최고다. 농구선수로도 훌륭하지만 그 이전에 상당히 좋은 사람이다. 그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 즐겁다"며 문태종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유도훈 감독 역시 "최상의 운동 능력을 지녔을 때 왔다면 훨씬 더 잘했을 것"이라며 "상대가 누구가 되든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야흐로 '타짜' 문태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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