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도망자 플랜비'(이하 도망자)가 8일 종영했다. 이날 최종회는 특별한 반전 없이, 진이(이나영 분)가 복수에 성공하고 지우(정지훈 분)와의 행복한 미래를 예고하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시청률 성적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인기 작품들이 통상적으로 자체최고시청률을 노려본다는 최종회마저도12.7%를 기록했다. 방송 기간 평균시청률도 13%대에 그쳤다. (AGB닐슨 기준)

'추노' 곽정환PD-천성일 작가의 차기작, 화려한 해외로케, 정지훈 이나영 이정진 다니엘 헤니 윤진서 성동일 공형진 등 화려한 출연진, 일본 홍콩 필리핀 마카오 등 빵빵한 해외로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을 것만 같던 이 기대작은 그러나 작품성 평가 면에서나 시청률 성적 면에서나 기대를 저버린 채 막을 내렸다.
일단 '도망자'는 볼거리가 굉장한 드라마였다. 화려하고 대단했다. 아시아 각국의 명소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추격신, 액션신 등이 펼쳐졌다. 정지훈과 이정진, 잘 생기고 훤칠한 두 남자가 아슬아슬한 추격전을 펼치고 할리우드 액션신 못지않은 결투신을 선보이면서 시선을 끌었다. 거기다 여신일 것만 같았던 이나영까지 따귀를 날리고 발차기를 하고 돌려차기를 했다. '도망자'는 극 초반, 환상적인 볼거리들로 60여분을 꽉꽉 채웠다. 눈으로 따라가기가 버거울 정도의 속도로 장면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여기저기 복선일 것만 같고 반전이 숨은 것만 같은 설정들이 등장했다.

오락적인 측면에서만 놓고 볼 때 속 시원할 만큼 즐거운 이 드라마는 그러나 몰입을 방해했다. 여기저기 뜬금없거나 과장된 대사와 설정, 또 너무나 굉장한 볼거리들이 등장하면서 이 드라마의 주제가 흐려졌기 때문이다. 어딘가 미스터리하고 모든 것이 미심쩍은 사건과 이를 둘러싼 주인공들의 추리, 도망, 추적 등의 과정은 조화롭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이에 다수의 시청자들은 복잡하고 정신없다는 평가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흡인력을 지니고 작품이 몰입을 유도해야 하는데 '도망자'는 그저 예쁘고 멋진 예술 작품들을 모아다 한곳에 모두 진열한 전시장만 같았던 것. 화려한 포장지 속 내용물은 반전이나 다름없었다.
작품의 완성도에 아쉬움이 생기다보니 시청률은 자연스레 떨어졌다. 초반 20%대 시청률로 스타트 끊으며 흥행 청신호를 켰던 '도망자'는 경쟁작 SBS '대물'이 선전하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대물'과의 경쟁 구도도 그렇지만 작품 자체의 내실이 부족한 탓에 이후에도 시청률 반등은 어려웠다.
한편 '도망자' 후속으로는 오는 15일부터, 최수종 하희라 슈주 성민 등이 출연하는 '프레지던트'가 방송된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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