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듀오가 뜬다. 때와 장소는 내년 1월 하와이 스프링캠프로 정해졌다.
2011년 한화 마운드를 책임질 '괴물 에이스' 류현진(23)과 '괴물 유망주' 유창식(18)이 내년 1월 시작되는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뭉친다. 한화 한용덕 투수코치는 "전지훈련 때 두 선수를 계속 같이 붙여놓을 생각이다. (유)창식이가 (류)현진이에게 체인지업을 전수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평소 류현진을 닮고 싶은 선수로 꼽았던 유창식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류현진과 유창식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올해 광주일고 3년생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최대어로 급부상한 유창식은 같은 좌완인 류현진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았다. 예상대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유창식은 그러나 이후 류현진과 계속 엇갈리며 좀처럼 함께 하지 못했다. 오는 14일부터 일주일간 울진 덕구 온천에서 함께 하지만 어디까지나 피로회복과 휴식의 의미가 강하다. 두 선수의 본격적인 기술 훈련은 내년 1월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시작된다.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낸 류현진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절대 에이스다. 올해 25경기에서 5차례 완투와 3차례 완봉 포함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187개로 위력을 떨쳤다. 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이 있었으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투하며 우려를 씻어냈다. 한용덕 코치는 "(류)현진이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본인이 알아서 컨트롤할 줄 안다. 무리시키지 않고 컨디션 조절만 잘 하면 된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관건은 역시 유창식이다. 전체 1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7억원을 받으며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어깨에 미세한 염증이 발견돼 재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가능성만큼은 확실하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한 코치는 "어깨 통증 때문에 한 경기밖에 던지지 못했는데 확실히 가능성은 있다. 힘이 좋고 던지는 요령도 있다. 타자를 상대하는 법이나 견제하는 동작과 수비 등이 잘 갖춰져 있었다. 부상만 없다면 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코치는 유창식의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부상방지와 함께 체인지업 장착을 꼽았다. 유창식은 주로 직구와 슬라이더 중심의 투피치 투수. 그래서 류현진을 유창식 옆에 붙여놓을 계획이다. 한 코치는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종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지녀야 한다. 체인지업이 좋은 (류)현진이에게서 마스터한다면, 체인지업도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두 선수를 계속 붙어다니게 할 계획임을 밝혔다.
류현진과 유창식도 서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유창식은 닮고 싶은 롤 모델로 류현진을 꼽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야구를 잘하기 때문이다. 유창식은 "양말도 빨아드리고 빨래도 해드릴 테니 체인지업과 제구력을 높이는 법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아렸다. 류현진 역시 "당연히 열심히 가르쳐 주겠다"고 화답했다. 류현진이 입단과 함께 구대성으로부터 전수받은 체인지업은 세계적인 명품구질이 됐다. 이제는 류현진이 전수한다. 과연 유창식이 류현진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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