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찜'했던 옥스프링 놓친 이유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2.10 10: 09

LG 트윈스가 내년 시즌 유력한 외국인 선수 후보였던 호주 출신 우완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3)이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하자 당혹스러워했다.
LG로서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함께 뛴 옥스프링이 지난해 부상을 당해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냈다. 그러나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취하다 지난 7월 직접 비행기 값까지 지불하며 한국으로 불러들여 몸상태를 점검했다. "100%가 아니었기에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 LG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9일 옥스프링이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LG의 계획이 꼬이고 말았다. 호주에서 살고 있는 디트로이트 아시아 담당자 켈빈 후커(Kelvin Hookr)가 옥스프링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후커는 지난 겨울에도 호주 출신인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브래드 토마스를 스카우트했다.

물론 옥스프링이 한국에 복귀해 잘 던질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 없다. 그러나 2007시즌 중반, LG에 합류하여 2008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43경기에 출전하여 14승 15패(평균자책 3.71)를 기록하며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한 경험, 성숙된 인간성, 여기에 한국에 복귀하고픈 열망까지 있었기에 완전한 새 얼굴보다는 실패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LG가 옥스프링을 놓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너무 안심하고 있었다. 방심하고 있었다. 옥스프링의 경우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5경기를 뛴 것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수술 후 1년 넘게 재활을 하다 11월부터 호주프로리그에서 5경기에 등판 3승무패 평균자책점 0.74로 호투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그에게 눈독을 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는 이 점을 노렸다. 9일 OSEN과 전화통화를 한 메이저리그 모 구단 스카우트는 디트로이트가 옥스프링을 데려간 이유로 "가장 큰 이유는 옥스프링이 선수로서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값어치'를 어떻게 해석하냐 다.
그는 "디트로이트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만큼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뒤 "만약 스프링캠프에서 잘 던지면 메이저리그로 승격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스카우트는 구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디트로이트의 경우 올 시즌 투수진이 붕괴되면서 시즌 내내 힘들어했다.
그러나 '값어치'의 또 다른 의미도 있었다. 그는 "디트로이트 구단도 아마 옥스프링이 아시아에서 인기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옥스프링이 메이저리그 못 올라가면, 또는 메이저리그에서 별다른 활약을 못할 경우 언제든지 한국 또는 일본에 되팔 수 있다"며 "구단은 비즈니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즉 디트로이트가 선수 수급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선수를 다시 팔기 위한 방법으로 아시아에서 인기있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아시아 담당자가 했던 방법"이라며 "이제는 디트로이트가 이 같은 일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통 바이아웃으로 30∼40만달러(3억6000만원∼4억8000만원) 정도가 든다고 보면 된다. 그럴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서는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옥스프링으로서는 무적선수로 두 시즌을 보낸 만큼 자신에게 계약서를 먼저 내민 팀에 사인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 듯 싶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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