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군단의 중심타자들이 또 한 번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이번에는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다.
롯데 이대호(28)와 홍성흔(33)은 11일 열리는 골든글러브에서 수상을 이미 예약해 놓았다.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터라 마땅한 경쟁자도 없다. 올 시즌 중반까지 각종 타격기록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두 선수는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개인·팀 성적과 함께 인기몰이도 확실하게 했다. 자연스럽게 골든글러브 최다득표 및 최다득표율도 기대된다.
이대호는 올해 MVP를 차지한 최고 선수. 올해 127경기에서 478타수 174안타 타율 3할6푼4리 44홈런 133타점 99득점으로 타격·최다안타·홈런·타점·득점 1위에 올랐다.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출루율(0.444)-장타율(0.667)까지 휩쓸며 프로야구 최초로 7관왕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세계 기록에 해당하는 9경기 연속 홈런과 7년만의 40홈런 및 130타점대에 올랐다.

홍성흔도 만만치 않았다. 111경기에서 431타수 151안타 타율 3할5푼 26홈런 116타점 88득점을 기록했다. 탁격·최다안타·타점에서 모두 이대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출루율(0.427)·장타율(0.601)도 각각 3위와 2위에 올랐다. 이대호만 아니었더라면 모두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시즌 막판 손등골 절 부상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경쟁이 가능했다. 그만큼 홍성흔의 활약도 대단했다.
이대호와 홍성흔은 각각 3루수와 지명타자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3루수에는 이대호를 비롯해 최정(SK) 정성훈(LG)이 후보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우승멤버 최정이 타율 3할 20홈런 80타점으로 훌륭한 성적을 냈으나 이대호에 명함을 내밀 수준이 되지 못한다. 지명타자로는 홍성흔과 함께 송지만(넥센) 김동주(두산) 박용택(LG) 박석민(삼성)이 후보명단에 올라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관건은 과연 두 선수가 최다득표와 최고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여부로 옮겨간다. 역대 최다득표는 2007년 외야수 부문 이종욱(두산)으로 350표를 받았다. 올해 투표 인단이 총 399명이라 충분히 넘을 수 있다. 역대 최고득표율은 2002년 지명타자 부문 마해영(삼성)으로 272표 가운데 270표를 쓸어담으며 99.26%를 기록했다. 올해는 397표(99.49%)를 얻어야 역대 최고득표율 경신이 가능하다.
최고의 성적으로 2010년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 이대호와 홍성흔. 이제는 골든글러브 최다득표와 최고득표율을 놓고 올해 마지막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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