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영, '2년차 징크스' 극복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2.12 07: 38

그의 손끝에서 연패가 끊어졌다. 대구 오리온스 허일영(25·195cm)이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할 조짐이다.
허일영은 지난 11일 서울 삼성과 홈경기에서 4쿼터에만 동점 및 역전 3점슛을 차례로 꽂는 등 10점을 몰아넣으며 오리온스의 5연패 사슬을 직접 끊었다. 3점슛 3개와 함께 공격 리바운드만 3개나 잡아내는 등 15점 8리바운드로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올 시즌 내내 해결사 부재로 4쿼터만 되면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했던 오리온스로서는 '장신 슈터' 허일영의 부활이 대단히 반갑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오리온스에 지명된 허일영은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비록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은 박성진(전자랜드)에게 내줬지만 51경기에서 평균 10.1점 2.9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경기당 평균 1.5개씩 터뜨리며 성공률 41.0%를 기록한 3점슛이 특히 위력적이었다. 195cm 장신인 데다 왼손잡이 슈터로 이점을 갖고 있는 그는 폭발력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웠다.
그러나 2년차가 된 올 시즌 혹독한 부진에 시달렸다.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지난 시즌 골밑에서 활약한 허버트 힐 대신 내외곽을 넘나드는 글렌 맥거원이 합류하면서 상대적으로 활동 반경이 줄어들었다.
 
김남기 감독은 "외국인선수에게 더블팀이 붙을 때 생기는 외곽슛 찬스를 살리는 스타일인데 올 시즌에는 그런 찬스가 많이 없어졌다. 또 박재현과 석명준이 잘해 출장시간도 줄어든 것이 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허일영은 징크스의 늪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평균 7.1점 2.8리바운드 3점슛 1.2개를 기록하고 있는 허일영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3.0점 3.8리바운드 3점슛 2.0개로 활약이 크게 좋아졌다. 이 기간 동안 3점슛 19개를 던져서 10개를 적중시켰다. 3점슛 성공률이 무려 52.6%에 달한다.
 
그만큼 최근의 활약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부진 탈출의 신호로 해석해도 좋다.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투지도 보여주고 있다.
일찍이 인정받은 공격력이지만 최근 맥거원의 부상을 틈 타 늘어난 공격 비중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이미 데뷔 첫 시즌부터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공격력이 검증된 선수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었지만 최근 과감하게 슛을 쏘는 슈터 본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다름 아닌 수비다. 김남기 감독은 "발이 느리고 힘이 떨어져 수비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최근 허일영이 보여주는 투혼과 폭발력이라면 향후 오리온스의 행보에 있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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