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해외파 차출, 강제가 아닌 선수들의 '의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2.12 08: 26

아시아의 맹주를 가리는 2011 아시안컵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소집 공문을 각 구단으로 발송했고, 국내파와 J리그 위주로 구성된 선수들로 오는 13일부터 서귀포에서 전지 훈련을 갖는다.
이번 대회는 중동의 카타르에서 내년 1월 7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다. 개최국 카타르와 한국을 포함한 6개 국가가 예선을 치르지 않고 본선에 진출했고, 나머지 10개국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합류했다.
한국은 인도와 호주, 바레인 등과 C조에 속해 무난히 8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8강 상대로는 D조의 이란 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1996년과 2004년 한국을 8강에서 좌절케 했고, UAE는 지난달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일격을 가한 바 있다.

이처럼 토너먼트가 지속될 수록 상대할 팀들이 모두 중동 국가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얼마나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울 수 있는지가 한국의 우승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1960년 한국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즉 한국은 51년 만의 우승컵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한국은 매번 국제대회서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지만 그러한 근거는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안컵은 분명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대회다. 아시안컵은 유럽선수권대회나 코파 아메리카(남아메리카선수권대회) 등과 같이 아시아 대륙의 최강자를 뽑는 대회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월드컵 다음의 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아시아 정상의 자격으로 월드컵 1년 전에 열리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진출, 각 대륙의 정상들과 월드컵에 앞서 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해외파와 국내파를 총출동시켜 최상의 전력을 구성해 51년 만의 우승컵 탈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가 유럽리그가 한창인 1월에 개최됨에 따라 유럽 구단에서 선수 차출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일부 팬들이 유럽파 선수들에 대해 차출은 안된다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박지성과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 대표팀의 주전 선수들에 대해서 차출 불가를 표하고 있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소속 팀 주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선수들을 차출해 주전 위기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팬들의 의견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기성용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팀 내에서 입지를 굳혔고, 이들이 차출됐다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그 입지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카타르가 유럽과 시차가 2~3시간 밖에 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대회를 참가하고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컨디션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 아시안컵에서 해외파가 출전해야 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이 아시안컵 우승을 애타게 원한다는 것에 있다. 특히 대표팀의 주장이자 해외파의 대표격인 박지성은 이번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서 은퇴하겠다고 밝히며 꼭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고 한 바 있다.
일단 이번 아시안컵 출전이 국가에서 강제적으로 원해서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로서는 유럽 구단의 차출 거부에 대해 큰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 규정상 그들이 거부권을 행사할 권한이 없기 때문. 그렇지만 선수들이 차출 거부의 뜻을 표할 경우에는 다르다. 그만큼 선수들은 존중을 받고 있다는 것.
이번 아시안컵이 매년 정기적으로 치르는 단순한 A매치가 아닌 아시아의 맹주를 가리는 대회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축구협회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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