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지상파방송 3사 연기대상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SBS다. 올 드라마 시장을 SBS가 석권한만큼 SBS의 연기대상 수상자가 사실상 안방극장 지존 자리에 앉게 된다. SBS 연기대상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는 최근 시청률 두자리수 작품을 찾기 힘들 정도로 죽을 쒔고 KBS도 주말극 빼고는 SBS에 밀려 고전을 면치못했다. 일주일 내내 SBS 드라마가 시청률 1~3위를 휩쓰는 게 요즘 안방극장 사정이다.
그렇다면 SBS의 연기대상은 과연 누가 차지할까. 큰 화제 속에 얼마전 종영한 SBS 창사20주년 특별드라마 ‘자이언트’ 안에서 그 주인공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SBS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고현정-권상우 주연의 '대물'이 그 뒤를 쫓고 있고 하지원-현빈의 '시크릿 가든'도 물망에 오르는 중이다.

하지만 '대물'은 극 초반 제작사와 작가, PD간 갈등으로 작가와 PD가 동시에 교체되는 갈등을 겪으면서 이미지에 상처를 받았고 '시크릿 가든'은 지금 한창 상영중으로 연초까지 계속된다는 게 약점이다.
이에비해 '자이언트'는 무려 60회, 7개월의 대장정을 거치며 월화극 시장에서 SBS가 오랜시간 주도권을 꽉 움켜쥘수 있도록하는 공을 세웠다. SBS 입장에서는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다며 '자이언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게하는 대목이다.
SBS 연기대상이 '자이언트'의 선과 악의 양 축, 이범수 VS 정보석의 구도로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연기대상은 지금까지 주연에게 수상됐지 조연이 탄 전례가 없다는 점, 또 국내 시청자 정서상 선한 캐릭터에 더 점수가 주어줬다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이범수 쪽으로 무게중심이 크게 기우는 중이다.
방송 초반 MBC 월화드라마 ‘동이’에 밀려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자이언트’는 1970~80년대 개발 독재와 권력 싸움 등 매력적인 소재와 박력 있는 줄거리로 중장년층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만년 1위’일 것 같았던 이병훈 감독의 ‘동이’를 추격한 데 이어 극의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시청률 30%를 돌파했다. 입소문만으로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 기준을 충족, 시청자들에게 오래토록 기억되는 작품으로 남을 전망이다.
‘자이언트’가 이처럼 큰 사랑을 받게 된 비결은 탄탄한 극본의 힘이 컸다. 이와 함께 이범수, 박진희, 박상민, 정보석 등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 또한 극을 살리는 흥행 요소가 됐다는 평이다.
특히 이범수는 초인적인 의지로 숱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 이강모 역을 맡아 용기와 정의감으로 뭉친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청년 강모를 시작으로 삼청교육대와 제임스리를 거쳐 한강건설 사장에 오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소화했고, 위기의 순간마다 지략을 발휘하며 시청자와 희비를 함께 했다.
이같은 열연에 힘입어 그는 ‘연기 잘하는 조연’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자이언트’의 시청률이 오르면 오를수록 이범수의 인기 역시 치솟는 이른바 ‘윈-윈’ 현상까지 보여 져 눈길을 끈다. 팬들이 만든 ‘강모 미니어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또 이범수는 '외과의사 봉달희'와 '온에어' 등 지금까지 SBS 드라마에서만 주연으로 출연해 시청률과 시청자 호평이란 두마리 토끼를 늘 잡아왔던 공신이란 사실도 확연하게 부각되고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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