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염, 성범죄, 자살까지 승무원은 힘들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12.14 09: 49

올해 지하철 승무원으로 일한지 15년이 되는 김기태씨(46,남)는 일주일에 한번 씩 한의원을 찾는다. 중년 남성들의 대표적인 질환이라 할 수 있는 전립선염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 승무원 생활을 하며 생긴 소변을 참는 버릇이 곧 만성전립선염의 주요한 이유가 됐다. 처음엔 참아보려 했으나 심각한 빈뇨와 야간뇨 증상으로 업무에도 영향을 끼치자 최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또 다른 승무원 윤준범씨(30,남)는 얼마 전 운행하던 지하철로 뛰어든 승객의 자살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한 해 몇 십 건씩 발생하는 지하철 사망사고는 승무원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묵묵히 잊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 처음 사고를 목격하면 다시 운행 손잡이를 잡기가 두렵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말.
최근에는 지하철 성범죄까지 급증하여 지하철 승무원이 신경써야 할 사항은 더욱 늘어났다. 신체적인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승무원 건강은 위협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태다. 하지만 불규칙한 업무시간 때문에 제대로 된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받기도 힘들다.

근무 환경상 공기도 좋지 않아 기관지염에 걸리기로 일쑤. 비염이나 천식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월 소득이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편도 아닌 편. 하지만 대부분의 승무원들은 이러한 희생을 감수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낙으로 하루를 버틴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한의학박사)은 "승무원이나 운전기사, 판매원 등과 같이 소변을 자주 참거나 공기가 탁한 곳에서 일하는 직종의 남성들은 전립선 질환이나 기관지염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특히 전립선염의 경우 초기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해 증상이 지속적으로 재발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질환은 심각해질 경우 소변장애 뿐 아니라 성기능장애까지 찾아올 수 있어 더욱 문제된다.
이러한 질환들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업무 환경의 개선.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자신의 몸을 철저히 챙기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먼저 업무전 미리 소변을 보는 습관을 기르고 맵고 짠 음식은 물을 많이 마시게 해 소변을 마렵게 하는 주범이기 때문에 피한다. 공기가 탁한 곳에 근무한다면 마스크를 꼭 쓰고 근무할 필요가 있으며 과도한 음주는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환에 걸릴 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자제할 필요가 있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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