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이 때아닌 표절 공방에 휩싸였다.
만화가 황미나 작가는 14일, 매주 화요일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리는 웹툰 ‘보톡스’ 대신 공지문을 올려 자신의 만화가 ‘소재 제공자’로 전락했다며 표절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황 작가는 공지문에 “여기저기서 ‘보톡스’를 보고 슬그머니 고쳐서 만든 것 같은 것들이 자꾸 보여서 무서워서 원고를 못하겠다”며 “만화가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소재 제공자로만 존재해야 하는지 속이 터진다. 이제는 정말 소재 제공을 그만두고 싶다. 너무나 속이 터지고 그들이 이걸 또 보는 것이 너무 싫어서 원고 못했다”고 토로하며 휴재를 공지했다.

이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가져갈 거면 정직하게 말하고 가져가라. 이제 더 이상 소스제공자로 살기 싫다”고 덧붙였다.
정확히 ‘시크릿가든’을 가르키진 않았지만, 네티즌들든 ‘시크릿가든’을 염두해 두고 쓴 글임을 추측했다.
더구나 황 작가의 동생인 황선나 씨는 팬카페를 통해 “최근에 방송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느 드라마가 황미나의 웹툰 ‘보톡스’의 이것 저것이 마구 나오고 있다”면서 발영어, 패션테러리스트, 남주가 여주 직장에 찾아가 괴롭히는 설정, 시가 등장하는 상황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온지 반나절 만에 ‘시크릿가든’의 집필을 맡은 인기 작가 김은숙이 직접 반박에 나서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작가는 14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말 화나는 일이 생겼습니다”라며 “만화가 황미나씨께서 제 드라마가 본인의 웹툰을 ‘이것저것’ 가져다 표절을 했다고 주장하셨다. 그 내용이 1번 발영어, 2번 패션테러리스트, 3번 남주가 여주 직장에 찾아가 괴롭힌다, 4번 시가 등장한다 등입니다. 황작가님께선 정말 이것이 표절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 작가는 “1번은 정말 흔하디흔한 설정입니다. ‘허당’ 캐릭터를 표현할 때 편하게 취하는 설정입니다. 정말 이것을 황작가님만 창작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2번은 황당 그 자체입니다. 넘어가겠습니다. 3번 남주가 여주 직장에 찾아가 괴롭히는 건 모든 로맨틱 드라마의 널리고 깔린 설정입니다. 모든 남주는 여주를 괴롭히다 알콩달콩으로 발전하죠. 제 전작들도 그랬고 수많은 드라마들이 그러고 있습니다. ‘빵을 만드는데 설탕과 우유가 들어갔다고 내 레시피를 표절했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라고 받아쳤다.
이어 “4번 시가 등장하는 부분은 엄밀히 말해 ‘시’가 아니라 책 제목으로 만든 ‘문장’입니다. 거대한 라이브러리를 가지고 있고 책을 읽는 캐릭터의 속마음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한 방법이라 개인적으로 제가 기특했던 신입니다. 또한 문예창작과 출신인 제가 드라마에 ‘시’를 등장 시키는 게 왜 이상한 거죠?”라고 표절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응수했다.
또 김 작가는 “제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드라마에선 남녀 주인공이 ‘시’ 같은 편지를 주고받고 여주인공은 직접 시를 낭송까지 합니다. 그럼 제가 황작가님이 제 드라마를 표절하셨네요? 하면 기분이 어떠십니까? 황작가님은 조목조목 이대목 이대목이 표절이다라고 밝히셔야 했습니다. 두루 뭉실 ‘이것저것’이라고 하신 부분은 정말 무책임하고 실망스럽습니다. 황작가님께서 본인 작품에 자존심이 있는 것처럼 저도 제 작품에 자존심이 있습니다. 정말 매우 유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작가는 “제가 ‘보톡스’라는 웹툰을 보았다면 더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한번 표절이라고 찔러 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동 정말 화나네요. 이상입니다”라며 마무리 했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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