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홈구장 대전구장 우측 외야에는 3개의 영구결번이 걸려있다. 왼쪽부터 35번 23번 21번. 장종훈 정민철 송진우라는 불세출의 스타들이 은퇴와 함께 차례로 영구결번이라는 영예를 누린 것이다. 역대 한국프로야구에서 영구결번을 받은 선수는 모두 10명. 이 가운데 선수 시절 소속팀에서 코치 생활을 하는 사람은 3명밖에 없다. 바로 한화의 레전드 3인방이 그들이다.
한화는 지난 14일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승 210승을 거둔 송진우를 투수코치로 영입했다. 지난해 한화에서 은퇴한 후 1년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친 송진우는 공백기없이 독수리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기존의 장종훈 타격코치, 정민철 투수코치와 함께 레전드 3인방이 코치로도 총집결한 것이다. 세 사람 모두 선수 시절은 물론이고 코치로도 한화에 계속 몸담고 있다.
예부터 프랜차이즈 선수에게 극진한 대접을 아끼지 않았던 한화는 은퇴 이후도 확실하게 보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은퇴한 장종훈 타격코치는 이듬해 2군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9시즌 중반 은퇴와 함께 플레잉코치로 전업한 정민철 투수코치도 곧바로 2군 불펜코치 보직을 받았다. 은퇴 후 일본에 다녀온 송진우 코치도 1년 만에 고향팀으로 컴백하며 투수코치를 맡게 됐다.

영구결번 3인방이 전부가 아니다. 2004년과 2005년 각각 은퇴한 강석천 타격코치와 한용덕 투수코치도 이듬해 고향팀에서 코치로 승격되며 줄곧 한 팀에서 쭉 근속하고 있다. 스카우트 팀에 있는 이상군 코치도 LG에서 잠깐 머문 것을 제외하면 줄곧 한화에서 함께 했다. 김종수 재활코치도 빙그레 출신. 한화에서 데뷔한 건 아니지만 조경택 배터리코치, 김민재 수비코치도 은퇴 후 바로 한화에서 코치가 됐다.

코치진 중 프랜차이즈 출신이 절반이 넘는다. 그만큼 지역 밀착형이다. 한대화 감독도 선수와 코치 생활은 한화에서 하지 못했지만, 대전 토박이로 프랜차이즈 성격이 매우 강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될 수 있으면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더 좋은 대우를 해주려고 한다. 그동안 팀에 공헌했고 그에 따른 장점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처럼 뒤늦게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들을 영입하는 구단이 나올 정도로 그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코치가 되어 돌아오는 것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확실한 실적과 더불어 팀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과거의 영광이 잊혀지는 건 한순간이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에게 거는 기대치와 눈높이도 높게 마련이다. 송진우 신임코치는 "선수생활을 했던 한화로 복귀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무겁다"고 털어놓았다.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한화. 과연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들이 과거 선수시절 영광을 재현해낼 수 있을까. 바닥으로 떨어진 시점에서 영광의 시절을 이끈 그들에게 한화팬들이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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