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사이영 원투펀치' 할러데이-클리프 리로 WS 우승 도전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2.15 02: 15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한 명도 갖기 힘든 사이영상(Cy Young Award) 투수를 두 명이나 보유하며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도전한다.
미국프로야구(MLB) 필라델피아가 14일(이하 한국시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좌완 특급' 클리프 리(32)와 계약에 합의하며 1년 만에 '리의 귀환'을 이끌어냈다.
클리프 리는 지난주 윈터미팅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둘 중 한 팀과 계약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양키스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텍사스 구단 최고위 관계자인 최고경영자 척 그린버그, 사장 놀란 라이언, 단장 존 대니얼스까지 리의 고향으로 날아가 인사를 하는 정성을 보였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 존 헤이먼 기자에 따르면 양키스는 계약 기간 6년에 1억 4800만 달러(약 1689억 원)을 제시했고, 텍사스 역시 계약 기간 6년에 1억 3800만달러(약 1575억원)를 배팅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했기에 미국 언론들도 두 팀 중 어디가 승리할 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윈터미팅이 열리는 동안 예상치 못한 팀이 리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필라델피아는 계약기간 5년에 총액 1억 2000만달러(약 1369억원)에 클리프 리와 계약을 맺었다.
리는 필라델피아로부터 양키스와 텍사스보다 낮은 연봉을 제시 받았지만 지난 2009년 필라델피아에서 뛰며 뜨거운 팬들의 응원과 동료들에 대한 그리움이 때문에 필라델피아를 택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덕분에 필라델피아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사이영상 출신 원투펀치를 장착해 2008년 이후 3년 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 탈환에 나선다.
먼저 1선발 우완투수 로이 할러데이(33)는 필라델피아 이적 첫해인 2010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지난 200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에도 사이영상을 수상한 할러데이는 게이로드 페리, 페드로 마르티네스, 랜디 존슨, 로저 클레멘스에 이어 역대 5번째로 양대리그에서 사이영상을 수상자다.
지난해 12월 토론토에서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할러데이는 올 시즌 3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승 10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총 투구 이닝은 250⅔이닝으로 개인 역대 최다 이닝을 경신했다. 삼진은 219개나 잡아낸 반면 볼넷은 30개에 불과할 정도로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3년동안 346경기에 등판 2297⅓이닝을 던져 169승 86패 평균자책점도 3.22를 기록 중이다. 특히 '철완'이라는 별명답게 지난 2006년부터 5년 연속 220이닝 이상을 던지는 강견을 자랑하고 있다. 특별한 부상이 없다는 사실이 마냥 놀라울 따름이다. 단일 시즌 개인 최다승은 2003년 22승이다.
2선발 좌완투수 클리프 리는 지난 2008년 클리블랜드에서 22승을 거두며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맹활약 하다 시즌 중반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해 12승9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50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다.
비록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월드시리즈 2경기에서 상대 선발 팀 린스컴과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며 정상을 이끄는데 실패했지만 포스트시즌 내내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여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리는 안정된 투구폼을 바탕으로 팔꿈치와 어깨에 무리가 덜 가는 직구, 커브,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구사해 통산 9년 동안 222경기에 등판 102승 61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 중이다. 1409이닝을 던져 1085삼진을 잡아낸 반면 사사구는 350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185탈삼진, 볼넷은 18개에 불과하다.
할러데이와 클리프 리는 직구, 변화구, 제구력, 여기에 경기 운영 능력까지 완벽하게 갖춘 특급 투수인 만큼 2009년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에서 패한 데 이어 올해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필라델피아는 3선발로 로이 오스왈트, 4선발로 콜 해멀스까지 든든히 버티고 있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선발진을 꾸리게 됐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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